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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예술의전당 김흥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생각나는 글귀가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는 신영복 작가의 이 문장을 생각하면 불안했던 나의 마음은 어느새 위로받는다.

‘그래! 천천히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한다. 특히 2020년 올 한 해가 더욱 그랬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수많은 처음 마주하는 일들은 마음을 불안하게 몸은 움츠러들게 했다.

요즘 그림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전시회가 있어 초대하고자 한다.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하는 서양미술사 속 ‘99개의 손’ 레플리카 체험전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본 서양미술사를 종교·신화·철학·역사·문화·예술 등을 테마로 하여 인간의 ‘손’에 초점을 둔 명화 레플리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손’은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의 일종으로 언어적 의사소통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보완하며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한다.

특히 전시작품 중에서도 램브란트 ‘탕자의 귀향’이라는 작품이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아버지의 유산을 들고 자유를 찾아 떠나 방탕한 생활을 한 후 돌아온 탕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온갖 풍상을 겪고 돌아온 아들의 어깨를 감싸는 아버지의 두 손은 서로 생김새가 다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시에 아들의 어깨를 어루만지는 두 손에 빛을 끌어들여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손을 통해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아들의 작은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어 뉘우치는 아들이 측은해서 어쩔 줄 모르는 부모의 따뜻함과 너그러움이 이 손에서 느껴진다.

사람들마다 위로받는 방법은 각자 다르지만 고전 명작에서 표현된 99개의 손의 다양한 손짓에서 마음을 위로 받고 힐링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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