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경찰청-농협 제주본부, 전화금융사기 예방 이색 홍보 눈길

▲ 제주시내 농협에 설치된 보이스피싱 예방 조형물을 바라보는 방문객 ©Newsjeju
▲ 제주시내 농협에 설치된 보이스피싱 예방 조형물을 바라보는 방문객 ©Newsjeju

올해 9월 ㄱ씨는 '서민지원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 대출'이 가능하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모 저축은행 직원 전화에 ㄱ씨는 제주시내 노상에서 만나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돈을 전달했다. 

ㄴ씨는 올해 10월 모 캐피탈 직원의 연락을 받았다.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L씨는 얼마 후 기존 대출업체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대출계약을 위반해 상환 및 위약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L씨는 제주시내 노상에서 직원을 만나 돈을 줬다. 

두 사례는 제주도내에서 당한 보이스피싱 내용의 일부다. 2020년 9월 기준으로만 323건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했다. 피해금은 54억원이다. 

도내 보이스피싱은 2018년 505건(피해금 55억원)에서 2019년 565건(피해금 95억원)으로 증가했다. 

보이스피싱은 한 순간의 방심에서 피해가 시작된다. 자신이 처해진 현실과 맞는 전화가 걸려오면 순간 이성이 마비돼 유혹에 흔들린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을 예방할 수 있는 필수 요소가 있다. 

먼저 경찰, 검찰, 금감원 등 정부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예금 인출이나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 꼭 기억해둬야 한다. 또 전화로 "저금리 대출을 해 주겠다.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고 하면 100% 사기다. 

"대출에 필요하다"는 말로 스마트폰 앱 설치 또는 금융정보 입력을 요구한다면 이것 역시 100% 사기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족'이나 '지인'이라고 속이며 전화나 메신저로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의 사기도 있는데, 반드시 본인여부 확인을 해야 한다. 

▲ 방문객이 들어서면 천장에서 낚시 줄에 걸린 5만원 지폐가 떨어진다. 방문객이 방심해서 돈을 바라보는 사이, 보이스피싱을 조심하라는 당부의 영상이 흘러나온다 ©Newsjeju
▲ 방문객이 들어서면 천장에서 낚시 줄에 걸린 5만원 지폐가 떨어진다. 방문객이 방심해서 돈을 바라보는 사이, 보이스피싱을 조심하라는 당부의 영상이 흘러나온다 ©Newsjeju

예방수칙은 존재하지만 문제는 '한 순간의 방심'으로 피해를 입는다는 부분이다. 제주경찰은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특히 이색적인 부분은 홍보다. 

최근 제주경찰은 제주시 삼도1동 농협은행에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농협은행 천장에서 낚시 줄에 걸린 5만원권 지폐가 내려오게 만들었다. 은행을 찾는 방문객들은 순간적으로 공중에 매달린 5만원에 시선이 쏠리게 된다. 

방문객이 방심한 5만원의 시선 끝에는 영상모니터로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영상이 반복적으로 송출된다. 

"당신도 방심하면 보이스피싱에 낚일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된 체감형 홍보로 제주경찰은 도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경찰은 해당 조형물을 이달까지 도민들이 많이 찾는 농협 4개 지점에 추가로 설치하는 등 보이스피싱 경각심 고취를 위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홍보 외에도 올해 9월24일 '전화금융사기 전담수사팀'을 신설하는 등 보이스피싱과 전면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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