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1시...장지는 인천가족공원
 
associate_pic
【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개그우먼 박지선. (사진=제천시 제공) 2019.10.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고(故) 박지선과 모친의 발인이 5일 오전 11시 서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당초 벽제승화원에서 인천가족공원으로 변경됐다.

박지선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족 의사를 존중해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모친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박지선이 앓던 질환이 언급됐으며, 딸을 혼자 보낼 수 없어 함께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 선한 웃음 준 개그우먼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지성을 겸비한 개그맨'으로 주목받았다.

'개그콘서트'로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우수상, 최우수상도 거머쥐면서 '개콘' 최초로 신인, 우수, 최우수상을 모두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9년 '개그콘서트'에서 "참 쉽죠잉~?"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 개그맨 박영진과 SBS러브FM '박영진, 박지선의 명랑특급' DJ를 맡아 활약했으며, 같은해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2019년 KBS 2TV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사회를 보고 있는 박지선. (사진=KBS 제공)
박지선은 생전 외모 비하 등 여성 희극인들이 처할 수 있는 부정적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뿐 아니라 이를 웃음으로도 승화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EBS '지식채널e'를 통해 "저는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당시 9년차 개그맨이었던 그는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동료 희극인들 큰 충격…일부 방송 중단도

평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고인이기에 동료 희극인들은 큰 슬픔에 잠겼다.

안영미는 지난 2일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라디오 생방송을 중단, 자리를 박차고 나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김신영, 정경미, 정선희 등 MBC 라디오를 진행하는 다른 여성 희극인들도 하루 이상 방송을 중단, 고인을 애도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의 모친 빈소가 2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은 장례식장 모니터 모습. 2020.11.02.photo@newsis.com
김태균은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생방송을 통해 "(박지선은)착하고 배려도 많고 인간성이 너무 좋은 친구다. 희극인들 사이에 칭찬이 자자했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며 "가는 길에 꽃길만 갔으면 하는 바람을 선배로서 한다"고 밝혔다.

박준형도 "이름에 '베풀 선'이 있어서 늘 웃음을 베풀던 사람이 갑자기 떠나갔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가슴 절절한 온라인 추모글도 이어졌다. 강유미는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한 수많은 기사가 있었지만 이렇게 힘들고 내 일 같은 건 처음이다 지선아, 너무 좋은 사람 지선아"라며 고인의 죽음을 슬퍼했다.

김지민도 "선후배로 만나 동갑친구로 지내면서 서로의 허물보다 서로의 매력을 얘기하느라 웃고 웃느라 눈물도 찔끔 보이고 그것조차 소소한 행복으로 느꼈던 너와의 시간들이 가슴 시리도록 그립고 아프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가수·배우 추모도 잇달아

박지선은 방송 활동 외에 각종 아이돌 그룹 쇼케이스와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에서도 꾸준히 활동한 만큼 가수, 배우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그룹 '소녀시대' 서현은 SNS를 통해 "너무나 따듯하고 멋진 사람이었던 지선언니, 언니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도 이제 다시는 언니를 만날 수 없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언제나 모든 일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던 아름다운 희극인 박지선 언니,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개그우먼 박지선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그룹 샤이니 정규 6집 두 번째 앨범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 에피소드.2'(The Story of Light EP.2)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진행을 하고 있다. 2018.06.11. chocrystal@newsis.com

'샤이니' 키는 "누나 항상 고마워요. 온 마음으로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했어요"라며 "이제 편하게 쉬길 기도할게요"라고 전했다.

'슈퍼주니어' 이특도 박지선과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진을 올리며 "내 휴대전화에는 이제 걸어도 받지 않는 전화번호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슬퍼지는 현실이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기도한다"고 적었다.

배우들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고인과 '절친'이었던 이윤지는 박지선의 생일이었던 지난 3일 SNS에 고인이 생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던 펭수 생일 케이크를 올리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선아, 한바탕 울고 있는데 라니 아빠(이윤지 남편)가 퇴근길에 사온 케이크를 꺼내 너 해주래"라며 "내가 대신 불 끌게. 보고 있지?"라고 적었다.

박하선도 "그곳에서 편히 쉬셔요"라며 "너무 선하고 좋은 분이었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밖에 백진희, 홍석천, 박슬기, 장성규, 가희, 하리수, 백아연, 2PM 준호, 현진영, 허지웅 등 많은 사람들이 추모의 글을 올리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