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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읍 실무수습 심서연

 

가을은 독서하기에 최고의 계절인 만큼, 청렴도 독서를 통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이고위감(以故爲鑑)은 옛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는 말이다. 우리는 선조 공직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찾고, 그 뜻을 이해하고, 현재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공직자에게 직업윤리의 하나로 청렴을 강조하는 것은 동서양 고금의 보편적 규범이며 전통이고, 글로벌 시대인 지금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공직자로서 청렴하다는 것은 기초 윤리이며, 어떤 형태의 정치체제나 어떤 문화권에서도 공통되는 가치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 이래 유교가 국가를 다스리는 주요 이념과 수단이었기 때문에 관리들에게 청렴의 윤리가 강조되었다. 특히 성리학이 지배했던 조선시대에 청렴은 유교에서 특별히 표방하는 주요 교리의 조목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이상을 추구하던 유학자들이 공직자들의 윤리로서 매우 중시하였다. 청렴은 유교 정치사상의 핵심에 속하는 인정(仁政), 곧 덕치주의와 위민사상, 정직의 윤리, 청빈사상 등과 결부되었다.

공직자에게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요구되는 윤리 기준은 많다. 남다른 충성심, 국민을 위한 희생·봉사정신, 직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 업무수행의 근면성, 직권의 남용 억제, 총체적인 도덕성 등이 그것이다. 청렴도 도덕성에 속하는 덕목이다.

조선시대 학자로서 우리에게 친숙한 위인인 율곡 이이는 아동용 교습서인 <격몽요결(擊蒙要訣) >에서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기록하였는데, 그 역시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청렴과 근면을 꼽았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을 천거한 인물로 유명한 유성룡은 공과 사를 구별하고, 위정자의 도리를 모두 터득한 재상이었다. 당대에 염근리로 선정되고, 후에 청백리의 칭호를 받은 그의 유명한 저서는 <징비록(懲毖錄)>이다. 임진왜란을 상세히 기록한 책으로,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의미로, 후세에 전하는 의미가 크다.

조선시대 유학자 가운데 행정의  실제와 관료의 품성 및 행동의 준칙을 가장 깊이 연구하여 정리한 사람은 다산 정약용이다. 그의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주로 지방관가의 일선행정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였지만,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심성과 행동도 기록하였다.  다산은 청렴이야말로 수령의 본분이며, 모든 선의 원천이고, 덕의 근본이라고 보았다. 그는 청렴을 ‘천하의 큰 장사’라고 묘사하기도 했는데, 벼슬에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막 공직자의 길로 들어서서 청렴을 마음깊이 새기고자 읽게 된 책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편찬한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다> 는 청렴한 삶을 살았던 관리들의 삶과 일화를 실어놓았다. 청렴하면 떠오르는 인물들도 있고, 처음 접하는 이름의 인물도 있다. 각자의 위인전을 읽지 않더라고, 다양한 인물의 짧은 이야기 속에 청렴의 교훈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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