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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래동주민센터 최세훈 주무관

 

청렴은 사전적으로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으로 정의되어 있다.
굳이 사전적인 의미까지 정의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청렴이란 원칙을 지향하는 바르고 곧은 삶의 자세라는 정도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사회 여러 곳에서 두루, 특히 공직사회에서 청렴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릴 적 위인전을 보며 고관대작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청렴하게 살며 나라를 위해 애쓰다 간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고 교훈을 얻었으며 티브이나 신문지상 등 많은 매체에서 부정·부패와 관련한 다양한 일화들을 접해왔다.

온갖 선한 얼굴을 하고 뱀의 혀 같은 언동으로 사람들을 선동하여 권력의 바닥을 다지고 뒤로는 입에 담기 힘든 구린 일들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모습을 수없이 봐왔고 보고 있다.
그나마 한 가지 분명한 건 누구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화무십일홍이다. 영원한 권력은 없으니 결국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러한 일화들은 소위 힘 있는 몇몇만이 행할 수 있는, 대다수의 일반인이나 하급 공직자들에겐 별로 발생될 여지가 없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는 원칙을 지켜 영생하는 뱀파이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뱀파이어들이 본능과 욕망을 좇아 피의 향연을 벌이며 살육을 즐길 때 뱀파이어가 되어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 넘는 권능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고민하며 끝끝내 원칙을 고수하여 결국 스스로를 지켜내고 만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공직에 종사하는 우리는 비록 말단직일지라도 적지 않은 예산을 다루고 생각보다 영향력 있는 중요한 일들을 다룬다.
초심은 모든 공직자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이 능숙해지고 사람에 익숙해지고 난 후 시스템이나 컴플라이언스가 통제하기 힘든 영역에 도달했을 때 도덕적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눈앞의 작은 이익에 흔들리게 되고 잠시간의 달콤함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 말로는 티브이에서 숱하게 본 바대로 추하고 또 추할 뿐이다.
청렴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일은 어쩌면 공직자들에게는 눈앞의 달콤함이라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에서 우리를 살아남게 지켜주는 방패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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