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액션과 인류애 메시지 뚜렷
코로나 뚫고 온 연말 대작...23일 개봉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영화 '원더 우먼 1984'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2020.12.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여성 히어로로 구분 지을 이유가 없다. 그저 폭발하는 욕망으로 위협받는 인류를 지켜내는 이 시대 슈퍼히어로의 탄생이다. 연말 유일한 대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원더우먼 1984'다.

'원더우먼 1984'는 흥미롭고 스펙터클한 액션과 더불어 인류애를 추구하는 메시지가 돋보이는 히어로물이다. 인류에 대한 믿음과 정의로움으로 가득한 원더우먼 캐릭터 특징처럼 올바른 힘과 용기에 대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84년을 무대로 한다. 80년대 바이브의 경쾌함이 느껴져 과거 TV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편인 '원더우먼'(2017)의 시대적 배경보다 70여년이 지난 시기로 온도차도 뚜렷하다. 전작이 제1차 세계대전 소용돌이 속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면 속편은 성공의 절정에 다다른, 과잉 상태의 인류와 엮인다.

1980년대는 인류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였다. 열망이 무한할 수 있다는 일종의 무적의식이 있었던 시대다. 그런데 지나친 풍요로움이 화근이었다. 모든 것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고 "다 가져라!"와 같은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빌런(악당) '맥스 로드'는 이런 시대가 낳은 괴물이다. 새롭게 등장한 또 다른 빌런 '치타' 역시 다이애나를 부러워해 오던 바바라의 욕망이 낳은 자아로 서서히 변해가며 발톱을 드러낸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영화 '원더우먼 1984'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2020.12.18 photo@newsis.com


감독은 개개인의 욕망이 쏟아져 나오면서 종말 위기를 맞는 1984년에 슈퍼히어로를 소환했다. 인류학자이자 고고학자 다이애나 프린스로 사는 원더우먼은 다시 한번 인류를 향한 조건 없는 사랑과 진실을 향한 믿음으로 거침없이 적과 맞서 싸운다.

영웅적인 역할에 더해 원더우먼의 감정적인 스토리 라인을 탐색한 점이 인상적이다. 다이애나가 어떻게 원더우먼이 되었는지를 풀어낸 전편에 이어 이번에는 인물을 더 깊이 탐구하고 전편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에 집중한다.

전편에서 죽었던 원더우먼의 연인 스티브 트레버가 살아 돌아온다는 설정도 원더우먼의 서사를 구축한 결과다. 그의 환생에는 대가가 따르는데 원더우먼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기 싫다는 욕망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결국 진정한 영웅으로 나아간다.

러닝타임이 151분이지만 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화려한 볼거리가 그득한 덕이다. 도입부 장면인 데미스키라에서 열리는 어린 다이애나와 아마조네스의 대결부터 시원시원한 액션이 쾌감을 준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원더우먼과 치타의 결투 장면은 '태양의 서커스' 느낌이 나는 공중전을 연출했다. 황금 수트부터 투명 제트기까지 새로운 아이템도 여럿 등장한다.

다만 원더우먼의 숙적인 치타의 존재감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원을 이뤄주는 광물인 황수정을 차지한 맥스 로드의 광기는 강렬한 반면 치타는 극후반에서야 빌런으로 활약하며 다소 주변부에 머무른다.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시스>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