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Q.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2020년) 아쉬웠던 점과 더불어 만족할만한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코로나19와 관련돼 있다. 우선, 겨울철 전국적인 3차 대유행의 영향으로 도내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도민과 여행객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모두 한 마음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상이 비슷한 독감과 코로나19의 동시 유행(트윈데믹)을 막아 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 도민 무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참여해주신 도민들께도 감사드린다.

제주는 관광·서비스 위주의 산업구조상 외부 요인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도민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세 차례에 걸쳐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했고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각종 기금과 융자를 지원했다.

확진자 방문으로 피해를 입은 업소,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임대료를 인하한 '착한 임대인'에게는 지방세 감면 등의 조치도 취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공직자 청렴도가 전국 최고 평가를 받은 점도 짚고 싶다. 모든 공직자의 노력과 도민 여러분의 협력 덕분에 이뤄낸 성과다. 앞으로도 도민께 신뢰와 지지를 받는 책임행정을 실천해 나가겠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도민의 협력 덕분에 방역의 기초 위에 제주의 핵심가치를 지키면서 탄소중립섬 실현 등 미래를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낼 수 있었다.

 

Q. 2021년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제주도정의 역점 사업은 무엇이며,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현안이 있다면

새해에도 최우선 순위는 코로나19 방역대응이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 이력과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지역 확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주형 전자출입명부인 '제주안심코드'를 본격 가동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제주안심코드는 개인정보가 철저히 보호되고 사업자와 이용자가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음에 따라 도민과 관광객의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 드린다.

제주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타시·도 발 감염 확산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19 지역 확산 차단을 위해 타시·도를 방문한 도민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입도객을 대상으로 하는 '입도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등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

지역경제의 회복과 도민들이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돕는 일에도 더욱 힘쓰겠다. 새로 도입한 지역화폐 '탐나는전'이 지역상권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도민의 생계에 도움이 되고 고용이 유지되도록 신용보증재단 일반보증,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등 각종 융자와 자금 지원을 최대한으로 시행하려고 한다.

위기일 때 앞서서 미래를 준비해야 회복기에 확실하게 도약할 수 있다.

각 분야별로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청정과 공존'이라는 핵심가치 아래 제주형 뉴딜 사업을 중심으로 디지털·비대면 등 코로나 이후 시대로의 전환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하겠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Q. 난개발 논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송악선언'을 기점으로 다양한 환경정책들을 계속해 발표하고 계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송악선언을 두고 '이벤트성 행사'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송악선언의 배경과 더불어 후속 계획을 알려 달라

제주의 청정자연은 도민을 포함한 온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고 제주도민이 '청정과 공존'을 비전으로 선택한 이유다.

2014년 도지사 취임 이후부터 외국자본에 의한 난개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지만 '제주도가 외국자본에 땅을 팔아먹는다'는 오해가 확산돼 왔다.

'청정제주 송악선언'은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핵심 가치에 따라 대규모 투자개발 사업들이 제주의 경관을 사유화하거나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도민과 국민과의 약속이다. 

송악선언의 핵심은 △자연 경관을 해치는 개발 금지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자본 신뢰도, 사업내용 엄격 심사 △생태계 훼손 방지 △제주의 미래 가치에 기여하는 개발과 투자다. 

송악선언은 한 번의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후속조치를 차례로 발표하고 있고 조례와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실천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은 지금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제주의 개발은 송악선언에서 밝힌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다. 

 

Q. 제주형 뉴딜의 추진방향은 무엇인가?

제주형 뉴딜의 큰 방향은 저탄소 사회와 디지털·비대면으로의 전환이다.

제주는 이미 10년 전부터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2030' 프로젝트를 실행해 지금의 글로벌 탄소중립 추세에 누구보다 앞서 있고, '제주형 뉴딜' 3대 부문(그린, 디지털, 안전망 강화)의 핵심사업에 대한 국비를 확보해 추진하고 있다.

그린뉴딜 분야는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실증사업(P2G), 디지털뉴딜 분야는 공공 마이데이터 유통서비스를, 안전망 강화 분야는 5G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린뉴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청정자연을 지키면서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길이다.

제주형 그린뉴딜 핵심 과제로는 전력거래 자유화 추진, 청정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 2030년 내연차량 신규 등록 중단과 친환경차로 100% 전환 등이 있다.

앞서 제주는 민·관 협업을 통해 수소드론으로 공적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가파도 등 부속섬에 마스크를 배달했고, 수소드론을 활용한 인명구조 비행훈련 등을 실시했다.

또한 그린뉴딜의 선두주자로서 2023년 열리는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를 통해 제주의 경험과 비전을 세계인과 공유해나가고자 한다.

정부도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한 만큼 한국판 뉴딜의 방향에 맞춰 청정자연을 보전하며 제주의 강점을 살리는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Q. 코로나19 장기화로 전 분야에 걸쳐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민생경제가 많이 위축됐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사업 또는 정책들이 있다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도의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도민의 생계와 직결되는 사항은 최우선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코로나 피해가 집중된 관광업계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산업을 돕고 고용이 유지되도록 신용보증재단 일반보증,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등 각종 융자와 자금 지원을 최대한으로 시행하려고 한다.

전통산업은 비대면·온라인 마케팅으로 전환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새로 도입한 지역화폐 '탐나는전'이 지역상권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불확실성 속에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주 경제를 이끌어나갈 산업의 미래 비전을 확립해야 한다.

지난 10월 발표한 제주형 뉴딜 계획을 통해 미래 제주를 이끌어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중심으로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도민의 삶과 얼어붙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을 막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후 코로나 상황이 호전될 때를 대비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투자에 대해 각 분야별 검토와 준비를 해놓을 계획이다.

 

Q.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가 오는 1월 11일까지 완료될 예정이지만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여론조사 결과는 어떻게 반영되나

2020년 12월 11일 제주도의회와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내용에 대해 합의를 이뤄냈다.

제2공항 여론조사는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방법에 대해 합의한 것이지, 의사결정을 하는 권한과 절차를 위한 것이 아니다.

도민 의견수렴 결과는 가감 없이 정부에 전달하겠다. 정부는 의견수렴 결과를 참고해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Q. 원희룡 지사께서는 자천타천으로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권 도전에 대한 구상은?

코로나19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역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정치적 행보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일정을 말씀드리기엔 이르고, 또 제가 실질적으로 대권 도전을 위한 활동을 펼칠 때는 도민들께 가장 먼저 보고 드리고 도정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

 

Q.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또는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부터 모두가 안전하고 청정한 제주를 지켜내는데 협력해 주신 제주도민과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닌 만큼 근거 없는 희망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그리고 버티고 견뎌낼 수 있는 제주도민의 저력을 발휘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방치되거나 외롭지 않도록 도정이 해야 할 일, 특히 방역과 경제의 어려움을 살피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코로나 이후 희망을 만들어나가는 데 결코 뒤처지거나 소홀하지 않도록 단단히 준비하겠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세계의 경제 질서가 탄소중립으로 재편되면서 국내·외 도시들이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에 속력을 내고 있다.

제주의 핵심가치인 청정자연을 지키고 가치를 키우면서 제주형 뉴딜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1차 산업·관광업 등 기반산업과 저탄소산업이 공존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주도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고 지속가능한 제주미래를 열 수 있도록 마음과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