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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삼매봉도서관팀장 김현국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물은 동굴벽화다. 비석이나 양피지, 죽간, 파피루스 같은 기록물이 아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책이라는 형태로 제본된 기록물은 강력한 통치국가가 나오면서 좀 더 세련되게 발전되어 왔다. 문자는 권력자들의 영역이었고, 권력과 통치의 순조로운 이양을 위해서는 그들만의 문자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었다. 구술과 기억에 의존하는 집단은 문자를 가진 집단에게 모든 것을 갖다 바친 뒤 대부분 소멸해 왔다. 정복의 역사를 거치며 기록물들과 책은 정복자의 왕가와 귀족들에게 수집•분배되었고, 끝까지 살아남은 권력자들은 결국 도서관을 가진 이가 되어버렸다. 기록물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된다. 하나는 역사의 전승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계몽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목판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 쿠텐베르크 성경 등 역사를 분기하는 기록물들은 주로 신앙의 보급을 위한 경전들이었다. 고급스럽고, 중요한 정보들은 대중들에게 전파할 의지가 없었기에 굳이 대량생산을 위한 활자본으로 만들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서구에서 전통 봉건사회가 붕괴는 대중들이 이용가능한 도서관을 만들게 하였고, 국립도서관, 공공도서관이 탄생하고 종이가 책으로 변하면서 마침내 스스로 위대해지는 순간이 오게 된 것이다. 대를 이어온 깨달음과 주석이 달린 철학, 아름다움과 인생의 희노애락을 표현한 시와 문학, 각종 문명들이 마침내 책과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인류를 단시간에 우주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공공도서관이 청렴과 연결되는 고리는 정보의 독점과 권력의 구조를 낱낱이 기술해 놓고 권력을 수평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공평하게 열려있고, 누구에게나 이용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책들! 공공도서관 이용은 대한민국을 청렴하게 만드는 기본이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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