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파기한 원희룡 지사에 분노한 좌남수 의장
약속 파기한 원희룡 지사에 분노한 좌남수 의장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11 15: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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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남수 의장, 고영권 정무부지사 불러 "이 따위로 일할거냐" 일갈... 분노 표출해

"정책결정을 도지사 혼자 하나, 참모들은 하는 게 없나"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이게 독선이 아니면 무어냐"
"갈등 종지부 찍자고 한 게 10일 전, 손바닥 뒤집듯 하면서 대통령 하겠다고?"
"이로 인해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 도지사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11일 고영권 정무부지사를 불러 한 말들 중 일부다.

고영권 정무부지사와의 이날 대담은 좌남수 의장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이날 오후 2시, 의장실에 들어선 고영권 부지사는 좌남수 의장의 일갈에 쩔쩔매야 했다. 첫 마디부터 좌 의장의 분노가 고스란히 표출됐다.

좌 의장이 고 부지사를 보자마자 "대체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꾸짖자, 고 부지사는 "국토부에서 어제(10일)까지 여론조사 결과와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공문을 보냈기에 날짜에 맞춰서 보내야했고, 그에 앞서 이를 도민들에게 알리고자 한 기자회견이었다"고 해명했다.

좌 의장은 "언제부터 도지사가 국토부장관 말 한 마디에 쩔쩔맸다는거냐"며 "도의회와 갈등특위 만들어서 도출해 낸 것이 갈등유발 행위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었나. 사전에 단 한 마디 전혀 없이 파기하는 정책을 그 따위로 하느냐"고 일갈했다.

▲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10일 원희룡 지사가 제주 제2공항 추진에 대한 입장 발표를 두고 11일 고영권 정무부지사를 불러 약속 파기에 따른 분노를 표출했다. ©Newsjeju
▲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10일 원희룡 지사가 제주 제2공항 추진에 대한 입장 발표를 두고 11일 고영권 정무부지사를 불러 약속 파기에 따른 분노를 표출했다. ©Newsjeju

이에 고 부지사는 "기자회견이 의회와의 합의를 파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정에선 존중할 의사를 갖고 있고, 도민들이 궁금해하니 이해와 설득을 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좌 의장은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지 마라. 독선적인 지사가 아니라면 기자회견으로 입장 발표하기 전에 국토부에 보고해야 하니 (의회와 합의한 게 있었으니)사전에 도민과 의회에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다시 고 부지사가 "도민이나 도의회를 무시할 생각은 없다. 도민들의 걱정을 우려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교과서적인 발언으로만 일관하자, 좌 의장은 격한 분노를 쏟아냈다.

좌 의장은 "정치권 싸움박질로 피곤한 건 국민들이다. 그래서 가급적 싸우지 않으려고 제가 양보하고 소통하려 노력했는데 어떻게 단 한 마디 사전 조율도 없이 이렇게 나오면 어쩌자는 거냐"며 "게다가 성산주민 찬성의견이 많아서 그런 판단을 내렸다면, 도의회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의논해야 하지 않나. 도정엔 참모들이 없나. 정책을 도지사 혼자만 하는거냐"고 쏘아붙였다.

고 부지사가 "도정에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말하자, 좌 의장은 "그 일관된 태도를 바꾸라는 게 아니잖나. 최소한의 이해와 설득을 위해 사전에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는 게 아니냐. 왜 자꾸 그걸 생략하려는 거냐"고 꼬집었다.

또한 좌 의장은 "촛불혁명이 일어난 이유가 뭐냐. 대통령의 독단 때문이 아니냐. 이렇게 독선적으로 나가는 건 초등학생들도 다 안다"며 "그게 아니라면 왜 도민설득을 안 거치려는 거냐. 그 이유가 대체 뭐냐"고 물었다.

▲ 좌남수 의장으로부터 '쓴소리'를 잔뜩 들어야만 했던 고영권 정무부지사는 "지사에게 의견을 잘 전달하겠다"는 교과서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Newsjeju
▲ 좌남수 의장으로부터 '쓴소리'를 잔뜩 들어야만 했던 고영권 정무부지사는 "지사에게 의견을 잘 전달하겠다"는 교과서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Newsjeju

이에 고 부지사가 "도민 설득을 위해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라고 대답하자, 좌 의장은 "기자회견이 도민 설득하는 과정이라는 거냐.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제2공항을 할거냐 말거냐가 아니다. 도민갈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좌 의장은 "지난달 22일, 갈등 종지부 찍자고 같이 가자고 한 게 불과 10일 전이다.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왔다갔다 해도 되는 것이냐"며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이 이러면 어떻게 국민들이 믿겠느냐"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좌 의장은 "의견이 다를 순 있다. 허나 정치는 통합이다.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고 하나로 가야 하는 것"이라며 "도와 의회가 싸우면 불행해지는 건 국민들이다. 서로 의논해서 조용히 나가자고 해서 이렇게 조율했던 게 아니냐. 소통정책관까지 만들어놓고선 지금 하는 게 뭐냐"고 비판의 강도를 더했다.

한편, 간담회 말미에 좌 의장이 "이로 인해 앞으로 제주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적으로 지사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제주도정을 향해 경고했다.

이에 고 부지사가 "지사도 책임 회피할 생각이 없고, 기꺼이 감수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답하자, 좌 의장은 "부지사 답변을 들어보면 변명에 급급하다. 유능한 지도는 통합할 줄을 안다"며 "그러면 반대 단체와 대화도 나누고 그래야 하는 게 아니냐. 도민을 우습게만 보지 말고, 도민을 위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 부지사는 "오늘 지적과 의견을 유념하고 지사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11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3층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며 여론조사에 관한 사항을 공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11일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에 관한 사항에 합의했다. 또한 이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입장 발표를 자제해 또 다른 갈등유발 행위를 하지 말자고 합의한 바 있다. 허나 원희룡 지사는 올해 3월 10일에 이를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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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속마음 2021-03-12 09:41:09 IP 59.8
원속마음은 뻔한것이다. 희룡이는 정무적판단을 해봤을거다. 코로나백신으로 올해하반기부터는 관광이 활성화가 될것이다.그러다보면 제주공항은 포화상태가 일시적으로 일어날것이 예상이되고 그에따라 제2공항추진이 다시한번 긍정효과가 나올것이다. 이러면 도지사3선 키워드가 만들어질것이다. 제2공항 완성! 그리고 만약에 절대로 안되겠지만 국민의힘대권예비후보로 나가더라도 제주에서 8년동안 한일을 물어보면 제2공항이라고 이야기할 건덕지라도 하나 만들고 싶었을것이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이정도다.
이제부터는 희룡이와 함께하는 주위단체들이 환영 관재대모가 대대적으로 준비가 되고있을것이고 이로인해 제주도는 두개가 되어 박터지게 싸울것이다. 정치인들이 가장쉽게 선거에 당선되는방법은 이간질을통한 지역감정을 최대한 높이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