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찬성 반대 측 모두 정부가 조속히 결정내려주길 바라

제주 제2공항 갈등해소 문제 해결은 이제 중앙정부에게로 넘어갔다. 제2공항 찬성 측이나 반대 측 모두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린다해도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기에 갈등이 완전히 종식되긴 어려운 실정이나, 정부가 서둘러 결정을 내려야만 당장의 갈등 확산을 일단락 지을 수 있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어느 한 쪽이 결과를 수용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아니다. 현재의 찬반 갈등 양상은 점점 최고조로 치닫을 기세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에 따른 갈등해소의 최종 해결책은 이제 국토교통부의 최종 결단만이 남아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에 따른 갈등해소의 최종 해결책은 이제 국토교통부의 최종 결단만이 남아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의장이 지난해 12월 11일 도민여론조사를 끝으로 더 이상의 갈등유발행위를 하지 말자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원희룡 지사가 먼저 어기면서 갈등이 재확산되고 있다.

허나 국민의힘 제주도당 의원들은 원희룡 지사가 아니라 제2공항 반대 측에서 먼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갈등유발 행위를 시작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갈등의 격차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이경용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있고 난 후, 기다렸다는 듯이 입장 표명을 한 건 반대 측이었다"며 "여기에 제주 출신 국회의원들이 기름을 부었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2공항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발언하면서 먼저 논란을 키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제2공항 찬성 측도 갈등 재확산의 요소를 증폭시키고 있는 건 매한가지다.

사실상 원 지사가 좌 의장과의 합의를 파기한 것이 명백한데도,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합의문이 애초 본회의 의결을 통해 결정된 게 아니기에 의회의 전체 의견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합의문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 국민의힘 제주도당 도의원들이 12일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벌여 전날 좌남수 의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정부에 결단을 촉구했다. ©Newsjeju
▲ 국민의힘 제주도당 도의원들이 12일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벌여 전날 좌남수 의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정부에 결단을 촉구했다. ©Newsjeju

이 때문에 기자회견장에선 "그렇다면 여론조사 의미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반문이 제기됐고,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갈등해소특별위원회 구성 자체부터 편파적이었다며 갈등해소 문제를 더 과거로 끌고 갔다.

또한 "이제와서 합의문이 의미가 없다면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을 모두 부정하게 되는 셈인데, 왜 합의문 체결 당시엔 반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냐"는 물음도 던져졌다. 이에 강충룡 의원은 "당시 여론조사는 참고용일 뿐이었고 구속력도 없다고 했다. 갈등특위엔 반대하는 분이 주도해서 저희가 들어갈 틈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기자단에선 "법적 구속력이 없다곤 하지만 이러한 입장 발표들로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면 국민의힘에서 바라는 갈등해소 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김황국 의원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안 할 거면 안 한다고 하면 된다. 국책사업이니 결정을 도민에게 떠 넘기지 말고, 국토부와 환경부가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호 부의장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앙정부에서 최종 결정을 빨리 내려주는 것만이 갈등해소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의 빠른 결단 촉구는 찬성 측도 똑같이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다. 

▲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2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지사의 사퇴를 촉구한 뒤,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Newsjeju
▲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2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지사의 사퇴를 촉구한 뒤,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Newsjeju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2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대로 도민결정을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이들의 요구는 여론조사 결과에 입각한 제2공항 건설 철회다.

이어 비상도민회의는 "도민 의견이 분명히 확인됐는데도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는 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며 "이를 해결할 당사자는 문재인 대통령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도민회의는 좌남수 의장에게도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기자회견 직후 좌남수 의장을 찾아간 비상도민회의 운영진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할 경우, 제주는 앞으로 수십년 간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라며 의회의 역할론을 재차 당부했다.

하지만 좌남수 의장은 "의회가 어느 쪽 한 편에 설 순 없는 노릇"이라며 "사실 의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많았다. 그럼에도 갈등해소 중재를 위해 특위 구성하고 합의까지 도출해냈다. 그런데 원희룡 지사가 그걸 파기해버린 상황에 의회가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남아 있겠나. 어제도 정무부지사를 불러 항의했지만 소송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간 의회에선 최선을 다해왔다"고 곤혹해했다.

▲ 기자회견 직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측 관계자들이 의장실을 방문해 좌남수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Newsjeju
▲ 기자회견 직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측 관계자들이 의장실을 방문해 좌남수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Newsjeju

이에 비상도민회의는 "노력한 건 알지만 더 노력해달라는 당부다. 도민 주권 결정에 따르라는 의회 차원의 결의안 촉구나, 여당 차원에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차 주문했다. 좌 의장은 "촉구 결의안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원들과 의논해야 할 사안이다. 의회는 싸우지 말자는 것이지 제2공항을 반대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비상도민회의 측이 "의회에서 나서주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에 기댈 수 있겠나. 반대 측 움직임에 같이 해달라는 게 아니라 민의를 전달해달라는 것"이라며 "이 절차도 당정협의회에서 시작된 것이니 다시 한 번 중앙당에 요청해달라는 것"이라고 재차 당부하자, 좌 의장은 "잘 알겠다.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원희룡 지사가 국토부에 최종 의견을 전달했고, 좌남수 의장도 의회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입장임에 따라, 이제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에 따른 갈등해소의 끝은 국토부의 결정만이 남아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국토부 모두 도민 여론의 뜻을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공언했던만큼 국토부는 굉장한 부담을 떠 안게 됐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결정의 향방에 따라 제주사회의 최대 현안이 갈등의 소용돌이에 계속 휘말리게 될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지 미궁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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