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민과 지역주민 의견 합의되지 않아"
"국토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강정마을 사태 재발되면 안돼"
제주 제2공항 찬·반 단체 제주도청으로 집결

▲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주도정을 방문하기 전 제주 제2공항 찬·반 단체가 정문 앞으로 집결해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Newsjeju
▲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주도정을 방문하기 전 제주 제2공항 찬·반 단체가 정문 앞으로 집결해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Newsjeju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주를 찾은 가운데 두 동강 난 제2공항 민심이 도청으로 집결됐다. 사업 찬반의 목소리가 도청 주변에서 메아리쳤다. 정세균 총리는 "제주도민과 (사업) 지역주민의 의견이 합의되지 않는 등 걸림돌이 많이 남아있다"며 "국토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19일 오후 4시45분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제주도청을 방문했다. 정 총리 방문 전인 오후 4시부터 도청 정문 앞은 제주 제2공항 찬성과 반대 측이 모여 각자 입장의 목소리를 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50여명의 경찰 인력과 20여명의 청원경찰이 현장에 투입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찬반 양측은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 연대 및 성산읍청년 희망포럼 회원 일동'이 사업 찬성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 연대 및 성산읍청년 희망포럼 회원 일동'이 사업 찬성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Newsjeju

먼저 사업을 찬성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 연대 및 성산읍청년 희망포럼 회원 일동(이하 제2공항 촉구연대)'는 "2월달에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반대 측은 수치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공항 건설 철회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조사 결과 서귀포시와 (사업예정 부지인) 성산읍 지역은 절대적으로 사업을 찬성했지만, 서부권 지역과 제주시 지역은 반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는 서귀포시민들에게 경제효과를 빼앗긴다는 조바심의 반증으로 지역 이기주의 결과"라며 "정확하지 않은 통계 수치로 국미의 안전과 제주의 미래를 결정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제2공항 촉구연대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공약으로 제주 제2공항 조기개항을 약속했다"면서 "아직도 공약은 지켜지지 않고 있으니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주도의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주 제2공항 찬성을 강조했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탑승한 버스가 도청 정문 앞으로 진입하고 있다 ©Newsjeju
▲ 정세균 국무총리가 탑승한 버스가 도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Newsjeju

앞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KBS·MBC·JIBS·KCTV·CBS·연합뉴스·제민일보·제주일보·한라일보)는 올해 2월18일 오후 8시 '제주 제2공항 찬반을 묻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여론조사는 제주도민 2,000명과 별도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2월15일부터 17일까지 시행했다. 조사방식은 유선 20%, 무선 80% 비율이다. 기관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브릭이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는 제주도민 대상과 성산읍 지역민 대상에서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도민들은 반대입장을, 성산읍 지역에서는 찬성으로 결론났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도민의 47%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반대했다. 찬성은 44.1%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 경우는 도민의 51.1%가 제2공항 사업을 반대했다. 찬성 도민은 43.8%다. 

반대로 성산읍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제주 제2공항 사업 찬반에서는 각각 ▲한국갤럽 찬성 : 64.9%, 반대 31.4% ▲엠브레인퍼블릭 : 찬성 65.6%, 반대 33%다.     

▲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사업을 반대하는 소견을 내세웠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사업을 반대하는 소견을 내세웠다 ©Newsjeju

사업 반대 목소리를 잇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이하 제2공항 저지도민회)'도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당위성을 외쳤다.

제2공항 저지도민회는 "2019년 문재인 대통령과 국토부는 '사업에 따른 제주도민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그 결과 2020년 12월11일 제주도정과 도의회는 '도민여론조사'를 합의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도민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과정에 원희룡 지사가 도민의 뜻과 무관하게 '제2공항 찬성'을 요구, 도민사회는 극심한 갈등에 빠져버렸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제2공항 도민저지회는 또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존재 이유이자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국정운영의 필수조건"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국토부는 약속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①국토교통부 약속대로 제주도민 뜻에 따른 정책 결정 이행 적극적 지휘 ②문대인 대통령의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건의 ③제주 제2공항 계획 사전유출과 투기 의혹 적극 수사 등을 당부했다.

▲ 버스에서 내려 제주도청으로 향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 ©Newsjeju
▲ 버스에서 내려 제주도청으로 향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 ©Newsjeju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제주도청 방문 전인 19일 오후 제주 4.3평화기념관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국토부가 제주도정이 제시한 의견도 참고하고, 도민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이 문제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돼 왔기에 아마 결론을 가능하면 빠르게 내려야 할텐데, 도민과 지역주민 의견이 아직 합의되지 않는 등 아직도 걸림돌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을 국토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주 제2공항 사업 문제가) 강정마을 (해군기지) 상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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