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버추얼 투어…기자간담회
크레이머 대표 1927년 창립후 숙원사업
오는 9월30일 LA에 오픈... 2만7870㎡ 규모
미야자키 하야오 개관 특별전 진행
봉준호·김기덕·이창동 등 한국 영화인들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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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외관(사진=아카데미박물관 재단, 조쉬 화이트 제공)2021.03.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의 중요한 사명은 '전통적인 내러티브(담론)에 대한 도전'과 '담론에 대한 전반적인 맥락 제공', '우리 역사와 우리 안에서 영화 제작 커뮤니티 안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시정해 가는 것' 이다."(빌 크레이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디렉터 겸 대표 빌 크레이머)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다른 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지금은 '공감', '관용', '혐오와 폭력에 저항하는 정신'을 전 세계적으로 고취시켜야 할 때다. 이런 원칙을 박물관이 고수해 갈 것이다."(재클린 스튜어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이 오는 9월 개관을 앞두고 글로벌 버추얼 투어와 기자간담회를 23일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박물관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운영하는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미국 LA에 짓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디렉터 및 대표 빌 크레이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 재클린 스튜어트가 참석했다. 특히 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등장, 눈길을 모았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크레이머 대표는 "우리 박물관을 '역사의 부분들을 바라보고 새로운 발견들과 새로운 담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는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영화를 통해 우리 자신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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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디렉터 겸 대표 빌 크레이머(왼쪽)와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 재클린 스튜어트(사진=딜라이트, Harold Mindel, Turner Classic Movies 제공)2021.03.23 photo@newsis.com
크레이머 대표는 "박물관은 아카데미가 전 세계적 조직인 만큼 박물관도 세계적 박물관이라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아카데미가 1927년에 창립된 이래 숙원사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카데미는 지난 90년간 영화와 관련된 소장품들을 수집해 왔다. 저희는 이러한 소장품들을 활용하는 한편 아카데미 멤버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저희 멤버들은 전 세계에 1만명 이상 존재한다. 이들과 함께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카데미 멤버들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A 중심부에 위치한 박물관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30만 제곱피트(약 2만7870㎡)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의 랜드마크인 메이 컴퍼니 빌딩을 확장하고 재건축했으며, 후원가인 셰릴과 하임 사반의 이름을 기념해 '사반 빌딩'으로 거듭났다.

사반 빌딩은 유리 다리로 구형(둥근) 건물과 연결된다. 박물관은 몰입형 상설전과 특별전 갤러리, 데비 레이놀즈 복원 스튜디오, 특별 이벤트 공간, 카페와 상점을 포함한 7층으로 구성됐다. 특히 새롭게 건설되는 둥근 건물은 최첨단 1000석 규모의 '데이비드 제픈상영관'과 헐리우드 힐스를 볼 수 있는 '옥상 돌비 패밀리 테라스'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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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카데미 박물관 전시장 내·외부(사진=아카데미 박물관, WHY architecture 제공)2021.03.23 photo@newsis.com

아카데미는 개관을 기념해 총 5개의 다양한 전시를 마련했다. 그 중 '영화의 이야기'전은 가장 핵심적인 전시다. 3층 규모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관람객에게 다양한 영화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을 수상한 극본가 겸 감독 스파이크 리와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포함해 아카데미상 작곡가, 사운드 디자이너가 합심해 공동으로 기획한 갤러리를 선보인다.

또 공상과학·판타지 영화 속 세계와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다큐멘터리 영화가 어떻게 사회 이슈를 반영하고 어떤 효과를 내는지, 손그림·스톱모션·디지털애니메이션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여기에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 셀마 슈메이커·시민 케인 같은 주요한 영화인들과 '리얼 우먼 해브 커브스' 같은 중요한 영화를 조명하며 영화사의 역사적 순간들을 짚는다.

이외의 전시로는 ▲영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전 ▲세계 최초의 영화상영기부터 시작된 영화의 발명과 성장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영화로 가는 길: 리처다 발저 컬렉션의 하이라이트'전 ▲히치콕의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예술적이면서도 논쟁을 낳았던 이미지인 러시아 모어산 배경을 관찰할 수 있는 '백드롭(무대·사건의 배경): 보이지 않는 예술' ▲할리우드 돌비 극장 무대에 올라 오스카상을 받는 것 같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오스카 체험' 전 등을 진행한다.

크레이머 대표는 개관 전시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관)을 조명하는 것과 관련 "우리는 전 세계적 미술관이다. 하야오는 매우 우수한 예술인이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다룰 것인데, 먼저 애니메이션 관련 담화를 다루기에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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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사진들(사진=아카데미 박물관, 1984스튜디오 지브리-H 제공)2021.03.23 photo@newsis.com


한국의 영화인이나 작품 관련 전시도 예정돼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한국인 예술인도 프로그램에 포함할 것이다. 상설전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한다. 개관전과 상설전에 여러 아시아 영화인들이 함께할 것"이라며 봉준호 감독, 김기독 감독, 이창동 감독 등을 언급했다.

박물관은 개관과 함께 웹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온라인(버추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관련 스튜어트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는 "첫 번째 프로그램은 '오스카상의 유리 천장 깨기'다. 소피아 로렌, 우피골드 버그 등 네 명의 여성 영화인들의 역사를 다룬다. 이들이 각 분야에서 어떻게 첫 번째 여성 영화인으로 이름을 올렸는지 보여줄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간담회에 열린 온라인 가상 투어에서는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 겸 미국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은 박물관 개관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전 오늘 이 자리에서 영화가 가진 거국적인 힘을 지지하고, 영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점을 움직이고, 높이며, 변화시킬 수 있는 박물관의 임원으로서 참석하게 돼 기쁘다"고 인사했다.

이어 "아카데미 박물관이 전 세계 영화들과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우리에게 영화의 더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더없이 귀한 기회를 줄 것이며 여러분이 어디에서 왔든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영화와 여러분들을 가깝게 연결시켜 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25일(현지시간)에 열린다.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그가 출연한 영화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감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고,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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