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사무소 주민자치팀 고경아 주무관

‘붕부~웅“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고도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버스 차내에서 들었던 방송이 생각났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자립할 때까지 지원금을 주자는 내용의 방송이었다. 요즘 잘 나가는 어떤 정치인의 말 한마디. 그게 현실이 될까 싶어도 혹시나 혜택을 받고 좋아할 우리 친구들 생각이 났으니까. 그 나이 또래 대학생에게 장학금 주는 돈 그만큼의 돈을 자립할 수 있게 그들에게 주자는 내용이었다. 반가운 소리다. 그러나 난 그 이상의 것을 제안한다.

그들에게 취업의 문을 넓혀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취업반 학생들에게 공무원 대비반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청소년 혼디학교에도 그런 반이 생겨서 아이들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것을 그들이 알 수 있었으면 한다. 부디 제도적으로 지지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마음......비록 학교에서 한번 실패했지만 다시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할 수 있고,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가짐, 취업의 기회도 얻는 그런 자랑스런 어른으로 커주었으면 좋겠다. 달리기 할때도 가끔 저 혼자 출발선보다 앞에서 뛰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염치없지만 부디 그런 기회를 제도적으로 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면 더 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졸업하고 취직하고 입학할 수 있지 않겠나. 아직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채 꿈이 꺾이진 말아야할 것 같다. 자칫 잘못해서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고 아웃당한 어린 꿈들이 슬퍼져서 그렇다.

학교에서 교육 봉사하니까 도청에서 보조금을 받고 단체에서 기부를 받고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을 볼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좋은 분들도 많이 보게되는 것 같아 좋다. 내가 주1회 교육봉사하는 곳은 제주시 청소년 혼디학교이다. 때론 외국 학생도 오고 중등, 초등까지 가르쳐야 하지만 자원봉사하는 선생님들이 편히 왔다갔다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장착되어있어 좋다. 어쩌다 바빠서 못가도 대신 가르쳐주실 선생님도 늘 상주해 주시니 이만하면 꿀이다.

때론 상처입고 외면받고 외롭고 쓸쓸한 뒷모습의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공부하며 검정고시를 보고 졸업장을 받고 입학하고 취업하고...

처음엔 입학만 하면 학교 선생님 역할은 끝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들이 아직도 여전히 학생으로 남아있고 계속 찾아온다. 지금은 그들이 어떻게 먹고 살아갈까 선생님들이 그 길을 뚫어주려 애들 쓰고 계시다. 나도 조금은 변한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의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그들 곁에서 그들 어깨를 두드려주며 온정을 베풀어주는 선생님들이 내가 보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따뜻하게 여겨진다. 양손 가득히 과자를 가지고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어느 여선생님이 생각난다. 나도 언젠가 그들에게 그렇게 편안한 따스한 웃음을 지을 수 있을는까. 고단하기만 한 내 인생길에서 잠시 쉬고싶기만 한 나의 굽은 등 그리고 어깨,,, 파이팅 외쳐보고싶다. 파이팅 청소년~ 파이팅 청소년혼디학교.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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