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 제주도 & 도의회 '상생화합 공동선언식'

▲ 강희봉 강정마을회장. ©Newsjeju
▲ 강희봉 강정마을회장. ©Newsjeju

안녕하십니까. 강정마을회장 강희봉입니다.

원희룡 도지사님과 좌남수 도의회 의장님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에 강정주민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더 없이 평화로웠던 우리 마을에 2007년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었습니다. 강정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려고, 10여 년이 넘게 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하게 됐으며, 그 기간 동안 부모와 형제, 친척, 친구가 찬반으로 나뉘어 강정마을 공동체는 분열되었습니다.

국가 공권력은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고 구속됐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고 낚시하던 중덕해단 구럼비 바위가 산산조각 나서 사라질 때는 우리 마을 사람들의 심장도 같이 부서지는 것 같았습니다.

조상 대대로 일궈온 삶의 터전이 중장비로 파헤쳐지고 콘크리트로 포장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 때, 너무나 억울해서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강정마을에 가늠할 수도 없이 깊은 상처를 남긴 채 2016년, 해군기지가 민국복합항이라는 이름으로 준공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696명을 체포·연행했고, 마을주민 등 253명이 기소되었습니다.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했던 많은 주민들이 범법자가 되었고, 이로 인한 고통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의 생존권을 위해 10여 년 넘게 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했던 아픈 역사는 지금을 사는 우리도 기억해야 되고, 다음 세대도 반드시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뿌리 깊게 내린 갈등과 반목을,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도지사님과 도의회 의장님의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강정마을은 많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믿고 관함식 개최를 동의했으며, 대통령님이 직접 마을을 방문하여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절차적,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하여 주민들에게 사과하셨습니다. 그리고 경찰청장,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사과를 받아냈습니다.

지사님이 처음 강정마을을 방문하여 마을을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에 대해서 의심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지사님이 끊임없이 마을과 진솔하게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을 보면서 진정성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을주민들의 편에 서서 강정마을을 확실하게 지지해주는 지사님이 있어 신뢰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좌남수 의장님 감사합니다. 마을 발전을 위한 조례 개정과 예산 지원 등 번번히 찾아가서 귀찮게 해도 이해해주시고, 앞장서서 지원해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정현안에도 항상 강정마을을 신경써주시는 위성곤 의원님과 지역구 임정은 의원님, 이상봉 위원장님을 비롯한 행정자치위원님들과 모든 도의회 의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리 강정 공동체 회복을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공무원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같은 날이 올꺼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원희룡 도지사님과 좌남수 도의회 의장님의 용기있는 결단과 강정주민들의 명예회복에 앞장서 주심에 감사드리며, 오늘이 있음을 세상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공동체회복사업들이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서는 정부와 제주도, 도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강정마을이 어르신 복지, 학생 장학사업 등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행복한 웃음이 넘쳐나는 공동체가 되었을 때, 완전히 회복된 제일강정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마을이 되는 시발점이 바로 오늘이 될 것입니다.

강정마을이라는 이름 옆에 갈등이라는 단어가 다시는 자리 잡을 수 없도록 정부와 제주도, 도의회에서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도민 여러분들도 응원해주십시오. 끝으로 오늘 행사에 참석하여주신 내·외빈 그리고 강정마을 주민 여러분께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