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부지 매입 나서

▲ 현재 가파도에 구축돼 있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 설비 구성도. ©Newsjeju
▲ 현재 가파도에 구축돼 있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 설비 구성도. ©Newsjeju

지난 2012년에 거창하게 출발했던 가파도 카본프리 아일랜드 구축사업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금까지 표류해있다.

143억 원이나 투입된 이 사업은 시작 당해년도부터 3년이 넘도록 250KW의 풍력발전기 2기 모두 가동되지 못했고, 결국 2016년에 한전으로 넘어가면서 4년여 만에 흐지부지 종료됐다. 

그러다 한전의 대리운전으로 현상 유지만 해오던 풍력발전기가 지난해 다시 가동을 멈추면서 흉물로 방치돼 버렸다. 문제는 이 풍력발전기 2기를 활용할 방법이 현재로선 사실상 없다는 데 있다.

이 풍력발전기 2기는 남부발전에서 기부체납 방식으로 설치된 것으로, 10년이 지나 노후화된 상태다. 이미 단종된 인도산 제품이라 부품 수급이 어려워 수리도 힘든 상황이다. 

당초 가파도 카본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로 도서지역의 전력사용량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에너지 자립 섬을 구현해 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허나 시동부터 제대로 걸리지 않았고, 기존에 설치돼 있던 디젤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면서 '카본프리'는커녕 탄소배출만 늘려온 사업이 되고 말았다.

제주자치도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전력사용량이 증가한 반면, 풍력발전기 노후화로 이용률이 저하됐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 부족으로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이 급감하게 된 것"을 기존 사업의 실패 원인으로 지목했다.

▲ 소형도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 계획 조감도. ©Newsjeju
▲ 소형도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 계획 조감도. ©Newsjeju

카본프리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제주도정으로선 이 사업을 제대로 진척시키기 위해 정부의 그린뉴딜 사업과 연계한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이라는 공모사업에 기대기로 했다.

우선 제주도정은 6억 3000만 원을 들여 오는 2022년 12월까지 가파리 505번지 외 13개 필지(총 8964㎡)를 매입하겠다는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쓴 맛만 봤던 가파도 카본프리 아일랜드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셈이다.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주관해 오는 2025년까지 1232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제주도정은 지난 5월 7일에 공모사업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산자부는 6월 중에 사업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에 있다. 당초 5월 중순에 선정될 예정이었으나 늦어지고 있다.

현재 가파도엔 250KW급의 2기 풍력발전기와 174KW의 태양광 발전시설, 3.8M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가 설치돼 있다. 제주도정은 이 사업을 통해 이미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풍력발전기 2기를 철거하고, 예정 매입부지에 200~400KW규모의 풍력발전기 2기와 300~50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신규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종전 신재생 및 발전소 부지에도 100~200KW급 태양광발전을 신규로 설치하고, 종전의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을 4000kWh 규모로 보완할 방침이다.

한편, 제주도정이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 추진을 위한 부지 매입' 안건은 3일 진행된 제395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 3차 회의에서 원안대로 가결됐다.

▲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매입할 가파도 내 사업부지. ©Newsjeju
▲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매입할 가파도 내 사업부지.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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