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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동 오선경

삼국사기에 전해지는 이야기 중 ‘화왕계’가 있다. 신문왕이 지금처럼 더운 어느 여름날 설총에게 들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꽃을 의인화한 이야기로, 내용은 이렇다. 꽃나라의 왕이 처음에는 아름다운 간신인 장미꽃을 사랑했으나 절개와 지조가 있는 할미꽃이 나타나 충언을 하자 요망한 무리를 멀리하고 정직한 도리를 받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장미는 옛 문학 작품에서부터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도두동에도 지금 시기에 흔히 구경할 수 있는 장미꽃들이 있다. 주변에는 공항 철책선이 마치 휴전선처럼 펼쳐져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붉은 빛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도두동 지역은 제주국제공항, 하수종말처리장 등이 위치해있어 소음이나 악취로 인한 생활 불편을 겪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추억애거리 시비(詩碑)를 만들고, 도공로에 있는 공항 철책 벽돌담에 줄장미를 식재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연장되어 인간적인 관계가 메말라가고 있는 힘든 시기에, 자연이 주는 쉼터에서 자연이 주는 안식을 얻으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금은 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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