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찾은 20년 전 제주 사건 DNA , 범행 여부는 공방
과학이 찾은 20년 전 제주 사건 DNA , 범행 여부는 공방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1.06.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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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제주도내서 주택 무단 침입 성폭행 사건
잠든 '미제사건' 과학기술 발달로 20년 만에 기지개
제주지방법원.
제주지방법원.

백여건의 불법을 저질러 수감중인 50대가 약 20년 전 제주에서 저지른 '주거침입 강간' 사건으로 다시 재판대에 올랐다. 당시 휴지 뭉치에 묻어 있는 체액이 유일한 단서였는데 과학기술의 발달로 수감 중인 사람과 동일하다는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14일 오후 2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기소된 A씨(50대. 남)의 속행 재판을 진행했다.

A씨는 2001년 제주도내 주택에 무단으로 침입해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단서는 범인의 체액의 묻은 휴지 뭉치 다섯 개가 유일했다. 그외 목격자나 CCTV 등도 존재하지 않았다.

장기간 잠들었던 사건은 2019년 3월 기지개를 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과거 기술 부족 등으로 미제로 남은 사건 약 1800여개 DNA를 재분석하며 해당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프로젝트를 국과수는 <1800 프로젝트>라고 칭한다. 

국과수 결과를 토대로 대검찰청은 DNA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냈다. 2004년 제주를 떠난 A씨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간과 강력범죄 등을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전과만 183건이다. 

대검의 지시를 받은 서귀포경찰서는 타 지역에 수감 중인 A씨를 제주교도소로 이감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로 A씨는 올해 3월2일 기소됐다.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국립과학수사 연구원은 "STR 방식으로 유전자를 검사했으니, 휴지에 묻은 체액은 동일인일 수 밖에 없다"고 진술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인간의 몸 속에는 유전자 '좌위'라고 하는 특징이 있다. 몸 속은 수 많은 정보를 지난 사람마다 각기 다른 23쌍의 염색체가 있다. 

2001년 경우는 과학기술 부족으로 시약을 이용해 DNA를 검사했다. 이때는 좌위 분석이 4개 정도에 불과했다. 최근 들어 STR 방식으로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생겼고, 20개의 좌위를 분석해냈다. 통상 9개 이상이 일치하면 동일인으로 판단한다.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고서는 20개 좌위 확인은 사실상 유일한 특정인이라는 말이다. 

A씨와 변호인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체액이 검출된 다섯 개의 휴지 뭉치가 당시 적법한 절차로 확보되지 않았기에 위법하다고 했다. 적법하지 않기에 토대가 된 감정의뢰서 역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주장이다. 

피고인 측의 주장에 재판부는 "공방이 필요하다"며 "검찰과 변호인 모두 서면을 내달라"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7월12일 오후 2시10분 속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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