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위한다면 구체적 일정 밝혀 양해 구하는 게 먼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다가오는 대권도전에 대한 일정을 먼저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했다.

좌남수 의장은 30일 제396회 정례회를 폐회하면서 원희룡 지사에게 공백 사태에 따른 도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좌 의장은 "자문그룹 출범 등 각종 행사 개최가 많아지면서 지사의 대권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지난 4월에 이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공식화했지만 임기 내에 지사직을 그만둔다고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좌 의장은 "허나 지금 도민사회에선 중도 사퇴를 한다거나 사퇴 시점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면서 도민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향후 대권도전에 관련한 구체적 일정에 대해 도민들에게 밝혀 양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좌 의장은 "끝까지 도민들을 위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좌 의장은 오는 하반기 정기인사에 따라 업무 공백 우려와 도민 불편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정례회 회기 도중 전년도 결산안을 심의하면서 드러난 제주도정의 재정운용 능력을 다시 한 번 질타했다.

좌 의장은 "1390억 원에 달하는 세입 미수납액은 지난해보다 17.5%나 늘어났고, 미집행액도 2510억 원이나 된다"며 "국비 반납도 매년 늘어나 651억 원에 달하면서 지방비 매칭 예산마저 사장되고 있어 효율적인 재정 운용방안 마련이 절실해졌다"고 평했다.

이어 좌 의장은 "이와 더불어 집행부와 교육청 간에 빚어지는 법정 전출금 갈등도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협의를 강화하고, 특히 도내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대행사업과 위탁사업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도 정작 오히려 사업비 정산과 반납이 소홀히 되고 있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좌 의장은 "도민혈세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고, 주머니 쌈짓돈처럼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한 예시로 제주관광공사의 경영진단 용역에 들어간 2억 원의 예산과 12억 원이나 쏟아부은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용역이 혹평을 받고 있는 점을 들었다.

좌 의장은 "제주도민들이 스스로 제주의 미래를 결정하고 특별자치도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살피려면 제주특별법부터 재설계를 해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도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특별법 전부 개정에 집행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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