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해···경찰, 신변 보호 절차 미흡
제주 중학생 살해···경찰, 신변 보호 절차 미흡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1.07.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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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모친 '신변 보호' 요청 의결 후 15일 만에 지급된 스마트워치
동부경찰서 "신경 쓰지 못했다...소홀했던 부분 인정"
제주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제주시 조천읍 모 주거지
제주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제주시 조천읍 모 주거지

제주시 조천읍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강력범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발생 전 안일하게 대처한 부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피해자 모친이 신변 보호를 요청하면서 경찰이 지급했어야 할 스마트워치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에야 전달됐기 때문이다.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구속수사 중인 백모(49. 남)씨와 공범 김모(47. 남)씨는 지난 18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A군(16)의 주거지를 찾아가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군을 향한 살인을 계획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백씨와 A군의 모친은 과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가 최근 이별을 하게 되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별 과정에서 불만이 쌓인 백씨가 김씨와 공모해 옛 연인의 아들인 A군이 있는 주거지 조천읍을 찾아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16일 전인 7월2일, A군 모친은 백씨에게 폭행을 당하자 경찰에 사실을 알렸다. 백씨는 과거 다수의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 신분이다. 7월3일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A군 모친은 '신변 보호'와 '접근금지'를 요청했다. 

같은 날 A군 주거지에서는 가스 밸브가 잘려나간 사안이 확인됐다. 용의자는 특정되지 않았지만 자칫 폭발사고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징조였다. 

경찰은 직권으로 '임시조치'를 내리고, 피의자 백씨 핸드폰으로 결정서 사진을 전송했다. 4일은 주거지 100m 내 접근 및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모두 금지할 수 있는 효력이 발동되는 법원의 공식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다.

7월5일 신변 보호 요청이 의결되자, 경찰은 주거지 뒷문(7월8일)과 주거지 출입문(7월16일) 등 2곳에 순차적으로 CCTV를 설치했다. 

스마트워치도 절차대로 지급됐어야 했지만 A군 모친은 전달받지 못했다. 스마트워치는 위급 상황 시 착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경찰에 전송돼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시계 장치를 말한다.

제주동부경찰서.
제주동부경찰서.

경찰은 스마트워치 지급이 7월5일 곧바로 되지 않은 사유에 대해 지난 20일 동부경찰서에서 한 차례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제주경찰청에 총 38개의 스마트워치가 있고, 사건 관할서인 제주동부경찰서는 14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그때는 재고가 남아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다음 행보다. 경찰의 해명대로 7월5일까지는 스마트워치 재고가 없었다. 다음 날인 6일은 여유분이 2대가 생겼다. 그럼에도 피해자 A군 모친에게 워치는 전달되지 않았다. 

경찰이 주거지 뒷문(7월8일)과 주거지 출입문(7월16일)에 각각 CCTV를 설치할 때도, 그리고 아들이 살해를 당한 날에도 경찰은 모친에게 스마트워치를 전달하지 않았다. 

신변 보호 요청에 따른 매뉴얼로 경찰이 스마트워치 지급을 A군 모친과 친척 등에게 전달한 시점은 7월19일이다. 신변 보호 요청이 이뤄진 지 15일 만이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담당자가 재고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제공되도록 했었어야 했다"며 "주의 깊게 신경 쓰지 못하고 소홀했던 부분을 인정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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