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 책임자의 행위, 도민을 위한 것이라고 누가 믿겠나" 일갈

제주특별자치도청.
▲ 제주특별자치도청.

최근 제주도 내 고위직 공무원이 업무 관련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제주본부가 경찰에 철저하 수사를 촉구했다.

공무원노조제주본부는 26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공무원 노동자들이 헌신하고 있지만 이를 헌신짝처럼 차 버리는 고위직 행태에 분노한다"고 일갈했다.

이번 논란은 원희룡 도정에서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특정 펀드 사업과 관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현직 고위공무원들과 업자들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특정사업을 추진하면서 특혜 의혹까지 일고 있다.

제주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국민권익위원회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감사위의 감사가 중단되고 제주경찰청이 내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제주본부는 "현재 제주 공직자들, 특히 하위직에선 코로나19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방역현장에서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업무가 과중되고 있는 와중인데도 제주도정은 관광지 방역인력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고도 겨우 7명만 채용했다고 한다"며 "이번 의혹은 사실 유무를 떠나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도민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안"이라고 분노했다.

공무원노조제주본부는 "지금 제주도정에선 (원희룡 지사에 대한)충성 경쟁을 하듯 공직사회 군기잡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방역 실패 책임도 하위직에게 전가하고 있어 공무원 구성원들에게 많은 상실감과 비애를 던져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노조는 "사적모임을 자제하라고 해놓고선 하위직들을 공·항만 발열체크장으로 보내고, 고위직들은 술판을 벌였다는 사실이 서글프다"며 "고위직에 대한 무분별한 개방형 확대가 공직사회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찬물 끼얹기로 전락하지 않았나 싶다"고도 조롱했다.

노조는 "도민 혈세를 쏟아부은 도정 책임자의 행위가 선거 공신 챙기기를 통한 입신 꼼수가 아닌,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었다고 민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원희룡 도정 하에서 벌어진 인사 줄세우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 문제에 해답은 명확하지만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며 "도정 최고 책임자는 대권놀음에만 정신이 팔려 지역현안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고 원희룡 지사를 향한 비난의 칼날을 더 꼿꼿이 했다.

노조는 "이제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도민이 예의주시하는 사안이니 철저한 수사로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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