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해 찾은 해수욕장 온갖 쓰레기 더미로 몸살
26일 밤부터 음주 및 취식 금지...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 해소될까 

▲ 지난 25일 오전 8시께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의 모습. 전날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음주와 취식 행위를 하면서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해 매번 지역주민들이 이를 치우고 있다. 하루 쓰레기 발생량만 1톤이 넘는 실정이다. ©Newsjeju
▲ 지난 25일 오전 8시께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의 모습. 전날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음주와 취식 행위를 하면서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해 매번 지역주민들이 이를 치우고 있다. 하루 쓰레기 발생량만 1톤이 넘는 실정이다. 사진=제보자 강진영. ©Newsjeju

지난 주말 아침, 오랜만에 이호테우해변을 찾은 한 제주도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보자는 백사장 전체 구역에 널려 있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 흔적을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의 이호테우해변은 말 그대로 쓰레기 무단 투기터였다. 전날 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해변으로 나선 이들의 흔적이 사방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나마 이른 아침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치우고 있는 상태였다는 게 이 정도였다.

제주시 이호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최근 이곳에서의 쓰레기 하루 발생량은 무려 1톤을 넘어간다. 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평소 발생하는 쓰레기 양의 3~4배를 훌쩍 넘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후 10시 이후 음식점들이 묻을 닫게 되자, 온갖 먹을거리를 사들고 해변으로 몰려든 탓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제한을 지켜가면서 모이는 것을 두고 뭐라 할 순 없지만, 먹다 남은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자리를 일어나 가버리는 시민들의 양심이 사라진 현장이다.

이를 치우는 건 오롯이 공무원들과 지역주민들의 몫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청, 동 주민센터 직원들 등 약 10여 명이 매일 아침 오전 8시 전후에 나서 이 많은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지역주민들도 자발적으로 나서 쓰레기를 치우는 데 동참하고 있다.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 오는 통에 제대로 된 통제가 이뤄질리 만무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이행 여부 점검을 위한 단속반이 가동돼 운영되고는 있지만 과태료를 부과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폭죽을 터트리지 말거나 마스크를 제대로 쓸 것을 권유하는 등 주로 계도 위주로만 이뤄지고 있어 실제 단속은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제주시는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이호테우해변 내 백사장에서의 음주 및 취식 행위를 일제히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발동했다. 이번 조치는 26일부터 별도 해제시까지 지속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해수욕장 내 무단 쓰레기 투기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버려진 양심까지 주워담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주시는 이번 조치에 따른 단속을 위해 자치경찰단이 기존에 꾸려진 단속반과 함께 매일 자정까지 현장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국가경찰 또한 도로 순찰을 통해 단속을 벌이게 된다.

한편, 이호테우해변 백사장 내 음주 및 취식 행위 금지 조치를 어길 시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시 홍경찬 농수축산경제국장은 "그동안 술과 음식으로 찌든 백사장을 안심·청정 해수욕장으로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다시금 취식 등을 허용할 수 있도록 검토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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