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낮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서 모습 드러낸 백광석·김시남, 얼굴 꽁꽁 가려
경찰 수사 결과 '계획적 범행' 무게···사전에 함께 범행 공모 등 일련 과정 드러나
사건 발생 후 피의자 재빨리 검거한 경찰 행보도 '주목'

▲ 7월27일 낮 제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가 적용된 백광석(49. 남)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Newsjeju
▲ 7월27일 낮 제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가 적용된 백광석(49. 남)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Newsjeju

제주 조천읍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백광석(49. 남)과 김시남(47. 남)이 검찰로 구속송치 됐다. 

신상정보 공개 결정 후 언론에 첫 모습을 보인 이들은 코로나 방역 수칙 일환으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왔다. 또 모자까지 쓰고 나와 눈빛도 꽁꽁 감쌌다. 백광석은 경찰이 판단하는 '계획적 범행' 부분에 말끝을 흐리면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27일 낮 12시55분쯤 '살인' 혐의가 적용된 백광석·김시남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됐다. 피의자들은 따로 언론에 모습을 보였다. 약 2분 단위로, 백광석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백광석과 김시남은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백광석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백광석은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계획적 범행 관련 물음에는 "아니.. 네.. 죄송합니다"라는 짧고 모호한 답변을 던졌다. 

뒤를 이어 나온 김시남은 모든 답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구에는 짜증 섞인 말투로 "안 된다"고 했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올해 7월18일 오후 학생 A군(16)의 주거지에 침입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광석은 A군 모친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가 최근 사이가 틀어지자 보복성으로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 7월27일 낮 제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가 적용된 김시남(46. 남)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Newsjeju
▲ 7월27일 낮 제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가 적용된 김시남(47. 남)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Newsjeju

제주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백광석 등은 사건발생일 7월18일 이전인 16일~17일 이틀간 조천읍 피해자 집 근처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이들은 출입문 등의 시정 여부와 사람이 있는지 등을 관찰하며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김시만 카드로 사전에 청테이프 등을 구매한 사안도 드러났다. 피해자 A군은 손발이 테이프 등으로 묶인 상태로 목이 졸린 채 사망했다. 살인을 위해 미리 구입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구매한 청테이프 등은 범행장소에 갖고 가진 않았다. 범행은 집 안에 있는 물품들을 활용했다. 

범행 발생 당일인 7월18일. 이들은 오후 3시16분쯤 피해자 A군이 있는 집 안으로 침입했다. 이후 오후 3시41분쯤 김시남 홀로 나왔고, 백광석은 오후 6시8분쯤 뒤늦게 나왔다.

경찰은 나온 시각은 각각 다르지만 둘이 함께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범행 시각을 3시16분부터 3시41분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김시남은 범행과 관련된 사안을 대부분 부인하며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백광석이 "함께 살인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등을 토대로 경찰은 두 명 모두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피해자 모친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던 백광석과 달리 이번 사건과 큰 연결고리가 없는 김시남이 범행에 가담한 것은 '채무 관계'가 얽힌 것으로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했다. 

백광석에 돈을 빌렸던 김시남이 변제 등을 약속으로 가담했던 것으로 경찰은 흐름을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금전 관계에 대해서 경찰은 말을 아꼈다. 금전 관계는 수 백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7월27일 낮 제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가 적용된 백광석(49. 남)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Newsjeju
▲ 7월27일 낮 제주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가 적용된 백광석(49. 남)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Newsjeju

한편 사건 발생 후 경찰의 재빠른 피의자 검거도 빛났다.

경찰은 범행 장소로 들어가는 CCTV 영상을 토대로 7월19일 새벽 김시남을 긴급 체포했다. 

백광석은 종적을 감췄다. 마지막 핸드폰 위치는 제주시 삼양동 기지국으로, 이 인근에서 백광석은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도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 형사팀은 범행현장에서 마지막 위치가 잡혔던 삼양동까지 여러 차례 직접 운전을 해보면서 평균 소요 시간을 특정했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도주 경로 선상에 있을 대중교통 수단을 특정하기 위함이다. 경찰은 직접 시험한 결과로 내린 평균 소요 시간을 토대로 그 시각 삼양동을 지나간 택시 약 33대를 찾고, 백광석의 이동 경로를 파악했다.

집요한 수사로 경찰은 백광석이 내린 목적지를 알아냈고, 이후 7월19일 오후 7시26분쯤 제주시내 숙박업소에 숨어있는 백광석을 현행범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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