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제 사건, 1999년 발생한 변호사 살인 사건
약 22년 이후 수사 재개, '살인 교사' 혐의 등 50대 전직 조폭 입건
올해 인터폴 적색 수배 후 캄보디아 현지에서 붙잡혀 제주로 송환
8월2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경찰, "공소시효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

▲ 1999년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교사범이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8월18일 경찰과 함께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돼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다. ©Newsjeju
▲ 1999년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교사범이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8월18일 경찰과 함께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돼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다. ©Newsjeju

제주 장기 미제 중 하나인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약 22년이 지난 사건을 경찰이 재수사를 진행하면서 해외에 머물던 전직 조직폭력원을 국내로 송환했다. 

20일 제주경찰청은 지난 18일 '살인 교사'와 '협박' 혐의를 적용하고 전직 조폭 김모(55. 남)씨를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 출신인 이승용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졸업 후 검찰(사법시험 24회)에 입문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이 사법시험 동기다. 서울 등에서 검사 생활을 하던 이승용 변호사는 1992년 고향인 제주로 내려와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장기 미제로 남은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1월5일 새벽 故 이승용 변호사(당시 44세. 남)는 제주북초등학교 북쪽 옛 체신아파트 입구 삼거리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각은 11월5일 새벽 5~6시 사이다. 

당시 이 변호사는 흉기에 가슴과 배를 3차례 찔린 상태였다. 부검 결과 사인은 심장 관통에 의한 과다출혈로 잠정적 결론 났다. 

경찰은 괴한에게 일격을 당한 피해자가 차량 안으로 들어와 이동하려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해당 사건을 '계획적 범행'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에게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건은 미궁으로 흘렀고, 2014년 11월4일 자정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 1999년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교사범이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8월18일 경찰과 함께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돼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다. ©Newsjeju
▲ 1999년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교사범이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8월18일 경찰과 함께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돼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다. ©Newsjeju

미제로 먼지가 쌓이던 사건은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면서 재수사가 이뤄졌다. 방송은 자신을 과거 제주 조직폭력배 '유탁파' 조직원으로 소개한 김씨가 자신이 변호사 살인을 교사했다는 인터뷰가 담겼다. 당시 김씨는 "조폭 두목의 지시를 받고, 조직원 중 한 명에게 변호사의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방송 인터뷰 진술은 제주 경찰 입장에서는 충격적이었다. 사유는 살인사건이 발생한 1999년부터 수많은 용의선상에 올랐던 인물 중 김씨는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제주 경찰은 방송 인터뷰를 토대로 재수사에 돌입했다. 2020년 7월1일자로 김씨를 입건하고, 올해 4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에 나섰다.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숨어있던 김씨는 올해 6월23일 현지 경찰관에 잡혔고, 8월18일 추방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제주 경찰은 같은 날 오후 4시10분쯤 김씨와 함께 입도했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임에도 경찰이 재수사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김씨가 2014년 11월4일 이전부터 해외에 있었던 점을 주목했다. 

살인죄의 경우 2015년 7일 공소시효가 폐지됐지만,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경우는 그 이전으로 이미 지난 사건이 돼 버린다. 다만 형사소송법상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 도피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는 예외 조항을 토대로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잇고 있다. 

현재 경찰은 김씨를 대상으로 살인 교사와 관련된 정황 등 여러 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1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진행된다. 

제주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방송 인터뷰 외에도 당시 사건과 관련된 증거들을 수집한 상황"이라며 "수사 중인 상황이라 자세한 언급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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