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테크노파크 "대기업에 인수됐거나 제주로 본사 이전 준비 중인 곳" 해명
구체적으로 명확치 않아... 오는 30일에 기업설명회 개최로 의혹 풀겠다 밝혀

제주테크노파크가 6일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받고 있는 2개 기업에 대한 해명을 내놨으나, 속시원치가 않다.

제주 4차산업혁명 펀드 지원을 받은 제주도 내 업체 2곳이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제주테크노파크가 이날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내고 '오해'라고 해명에 나섰다. 

허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에 대해 제주자치도 관계부서에 이어 제주테크노파크 역시 펀드를 관리하고 있는 곳에 물어봐야 한다며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 때문에 테크노파크는 추후에 펀드를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부터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페이퍼컴퍼니 의혹은 지난 2일 이승아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에 의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때 제기됐었다.

당시 이승아 의원은 자신이 방문한 기업들 중 2곳이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 곳은 사무실이 아예 없었고, 다른 한 곳에선 회사 관계자들을 전혀 만나볼 수 없었다고 발언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제주 4차산업혁명 모태펀드에 출자한 곳들 중 한 곳인 제주테크노파크는 "해당 기업들은 제주에 있는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인 기업"이라며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 ▲ 제주테크노파크가 6일 제주 4차 산업혁명 펀드로 투자를 받은 일부 업체가 '페이퍼컴퍼니'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해명에 나섰으나 '오해'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했다. ©Newsjeju
▲ 제주테크노파크가 6일 제주 4차 산업혁명 펀드로 투자를 받은 일부 업체가 '페이퍼컴퍼니'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해명에 나섰으나 '오해'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했다. ©Newsjeju

우선 제주테크노파크는 "8억 원이 투자된, 사무실이 없었다는 회사는 스타트업 S사로, 최근 제주가 본사인 국내 대기업에 인수돼 인수한 대기업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해당 기업은 제주전략펀드 1호를 통해 투자한 금액 이상(10억 7000만 원)을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인수된 시점은 올해 7월께다. 의문이 드는 건, 인수 직전까지도 직원 수만 34명에 달하고 있었으나 한 해 매출이 겨우 2억 원 수준이라는 점이다. 직원들의 임금도 충당할 수 없는 규모여서 해명자료에 명시된 매출액이 순수익인지, 단순 매출액인지에 대해서도 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알지 못했다.

또한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볼 수 없었다는 기업에 대해선 "서울에서 지난 2017년 4월에 설립된 K사는 아동용 치아관리 제품과 용암해수 미네랄 성분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곳으로, 1차 펀드 지원 업체로 선정된 뒤 제주로의 이전을 위해 제주도 내 소재 보육공간에 우선 입주해 있다"며 "현재는 대표자 외 24명의 직원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이후에 실질적인 근무 인력도 이주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사 역시 매출액이 올해 6월 기준 1억 1840만 원으로 기록돼 있다. 제주로 입주한 시점을 묻는 질문에도 테크노파크 관계자는 펀드 관리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만 답했다. 

1호 펀드로 지원을 받은 업체는 지난 2018년에 정해졌다.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2019년에는 제주로 입주했을 것으로 여겨지나, 문제는 입주 후 2~3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여전히 '사업을 추진할 예정'에만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주테크노파크는 제주도 내 기관과의 협업 논의가 완료되는 시점에 사업이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2018년에 펀드 지원을 받아 언제인진 모르지만 제주도 내 공유오피스에 본사를 입주해 두고, 아직도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터무니없는 액수지만)매출액은 신고됐다. 제주테크노파크가 K사의 사업 진척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게다가 제주도 내 공유 사무실에 본사를 뒀다는 K사가 다른 곳에 사무실을 두고 25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는 것인지, 정주여건을 확보한 이후에 상주할 예정인지에 대해서도 명확치 않다.

때문에 도민 혈세로 지원받은 업체에 대한 정보 공개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제주테크노파크 관계자는 "9월 30일과 10월 1일에 두 차례 기업설명회를 열어 이 때 의혹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보다 명확한 의혹 해소를 차후로 미뤘다. 

한편, 제주 4차 산업혁명 1호 펀드로 투자된 기업은 총 6개사다. 페이퍼컴퍼니로 의혹을 받고 있는 S와 K사 외에 D, E, G, 또 다른 K사가 있다. 

D사는 18명의 직원에 약 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고, E사는 30명 직원에 4억 3813만 원의 매출액을 보였다. G사는 매출액 신고액이 아직 없으며, K사는 70명 직원에 30억 4692만 원의 매출액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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