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그만두자 서울본부 직원 6명도 일괄 사퇴
이상봉 위원장 "공무원 조직이 누군가의 밥그릇 챙겨주는 곳이냐" 일침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만에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정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에 의한 '행정 권력이 사유화됐다'라는 지적이 또 나왔다.

사실상의 선거캠프 조직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서울본부 소속의 직원 6명이 최근 일시에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퇴직한 이들이 다시 원희룡 대선캠프에서 일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15일 서울본부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을)이 이 문제를 꺼냈다.

강철남 의원과 강영진 서울본부장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서울본부의 조직은 세종사무소 인력을 포함해 총 14명이 정원이다. 허나 최근 서울본부 국회협력팀의 직원 6명이 한꺼번에 퇴직했다.

이를 두고 강철남 의원은 "국회협력팀 4급 팀장을 비롯해 팀원 6명이 모두 일괄 사퇴했다. 지금이 하필 제일 바쁠 정기국회 기간인데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며 "본부장 혼자 동분서주해야 할텐데, 4.3특별법 후속조치로 입법 문제는 잘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강철남(왼쪽) 의원과 이상봉 위원장.
▲ 강철남(왼쪽) 의원과 이상봉 위원장.

그러면서 강 의원은 "직원들이 한꺼번에 들어왔다가 일괄적으로 나가는 건 문제"라며 "개방형 직위로 채용하는 조직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영진 서울본부장이 "결원된 인원에 대해선 4급 임기제를 제외하고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문제없이 뒷받침되도록 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에 그치자, 이상봉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형 을)이 쓴소리를 가감없이 뱉어냈다.

이상봉 위원장은 "서울본부 직원들이 한꺼번에 사퇴하면 누군가는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아니냐"며 "이렇게 그냥 나가버리면 그간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는 어떻게 할 것이며 인수인계는 되겠나. 정기국회 시기에 일괄 사퇴한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서울본부가 누군가의 밥그릇을 챙겨주는 곳이냐. 원희룡 전 지사의 사퇴에 이어 도민혈세로 채용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제주도정 공백에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한편, 논란이 된 6명의 서울본부 직원들 중 5명은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기 전인 지난 8월 10일에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1명은 올해 3월 31일자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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