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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2동주민센터 문순애

S씨는 차에서 노숙을 하던 중 주민신고로 발견되었다. 알콜 의존도 있었지만 늘 몸이 아프다고 했고 생기가 없었다. 기초수급자로 선정되었지만 집세를 지불하지 않아 쫓겨나는 일이 반복되었다. 지역복지관의 서비스까지 연계하면서 이분의 삶에 의미를 씌워드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먼저 전화 연락을 해와서는 “봉사를 하고 싶다. 어려운 어르신 집 고치는 일을 할 때 연결해 주시라”고 요청해 왔다.

대개의 수급자분들은 자신이 남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더욱이 의욕이 유독 없어 보였던 이분으로부터 봉사 의사를 전해 들으니 좀 의외였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S씨는 인테리어 업을 했던 분으로서 목공에 기능이 있으신 분이었다.

그분의 뜻을 듣고 타 사례관리를 진행하는 틈틈이 적당한 대상 가구를 찾던 중, 갑작스럽게 그분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60대 초반, 아직은 더 살아도 좋을 나이에 쓸쓸히 사망한 그분의 죽음을 보면서 지병으로 돌아가시기는 했으나 좀 더 서둘러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드렸으면 그분의 생이 조금은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S씨 뿐 아니라 장년층 수급자 대부분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물러나있기에 심리적 공허함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S씨가 말했던 ‘봉사’가 그들에게 삶의 의미와 보람이 돼줄 수도 있을 것이며 그것이 또 우리 공동체와의 심리·정서적 유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여 또 다른 S씨가 봉사를 말할 때는 너무 늦지 않게 대상가구를 찾아연결할 것이며, 이것이 더 많은 S씨들이 참여하는 ‘기술봉사단’으로 확장될 수 있기를, 어느덧 스산해진 가을 날 삼도2동 복지 현장에서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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