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제주에서 국제자유도시 간판 떼라"
복지위 "제주에서 국제자유도시 간판 떼라"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10.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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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제주도의회 복지위서 뭇매
복지위원들 "이미 다 진행 중인 사업들, 이게 제주 30년 결정할 복지 정책이라고?"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위원들. 왼쪽부터 양영식 위원장과 홍명환, 이승아, 김경학, 김대진 의원.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위원들. 왼쪽부터 양영식 위원장과 홍명환, 이승아, 김경학, 김대진 의원. ©Newsjeju

무려 12억 5000만 원의 용역비가 투입돼 작성된 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에서 호된 질타를 받아야 했다.

보건복지안전위는 25일 종합계획을 수립한 용역진과 이 용역과업을 주도하고 지시한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업무보고를 받았다. 용역진과 제주도 정책기획관은 복지위 위원들의 강도 높은 지적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순 없다"며 쩔쩔매야 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복지위의 요청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담긴 복지위 소관 사업들이 기존에 이미 제주도정이 해왔던 게 대부분이어서 제주의 향후 30년 복지정책을 담아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돼 진행됐다.

이 때문에 시작부터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이 이번 종합계획을 수립한 연구원들을 가리켜 '삽질 선수들'뿐이라고 혹평을 날렸다.

홍 의원은 "왜 우리가 공개적으로 보고를 요구했는지 아나. 초창기 계획보단 (복지 분야를)반영했다고 노력해 보인 점은 인정하나 여전히 복지위에서 보기엔 참담하다"며 "연구진에 36명이 참여했는데 도시계획이나 설계, 건축, 토목 등 전부 개발 쪽 연구원들 뿐이다. 이런 분들이 보건과 복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지적이 일자 제주연구원에서 보완했지만 여전히 경제와 도시, 교통, 문학, 재해 등의 공학박사들 뿐이었다. 이래서 또 보완한 게 사회복지센터연구원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서 인원을 투입했는데 결과물을 놓고 보면 이미 행정에서 추진 중인 사업들을 짜집기 해 놓은 게 전부였다"고 힐난을 퍼부었다.

▲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주도한 국토연구원의 조판기 상임연구원. ©Newsjeju
▲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주도한 국토연구원의 조판기 선임연구원. ©Newsjeju

이에 국토연구원 소속 조판기 선임연구원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토연구원의 대부분이 건설과 토목 분야인 건 맞지만 타 분야 전문가와 협의를 안 한 게 아니"라며 "저는 기본적으로 종합계획엔 민간자본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홍 의원에 이어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이 나섰다. 이승아 의원은 "36명의 연구원들 중 지리학과 행정학 2명을 빼면 전부 도시 분야 인물들"이라며 "물론 도시 분야가 중심이 돼야 하는 건 맞지만 이번 종합계획은 제주의 30년 미래를 담아야 하는 건데, 내용을 보면 보건복지 분야에서 너무 부족하다는 거다. 이미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들이 전부"라고 재차 같은 지적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어찌됐든 앞으로의 계획은 사람 중심이어야 하고, 복지가 우선 뒷받침돼야 하는 건 명백하다"며 "제가 느끼는 체감도도 없는데 도민들에겐 오죽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조판기 연구원은 "계획가로서의 제 역할을 고찰해보면, 이 종합계획이라는 게 원래 설계 자체가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두고 개발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며 "물론 이젠 이러한 방향 기조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이렇게 복지를 핵심사업으로 설정한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처음이지만 그렇게 가야 하는 게 맞다. 일자리와 해양 관련 사업들도 모두 복지로 연결했던데 이런 식이면 도시개발도 다 복지로 넣어야 하느냐"며 "순수하게 제주 환경에 맞는 계획들이 담겨야 하는데 이게 과연 제주의 30년을 담겠다는 복지 계획인가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부족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법정 최상위 계획인 종합계획에 하위 계획에서 담겨져야 하는 내용들까지 모두 다 담아낼 순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이 의원은 "다 담아낼 수 없다는 건 맞다. 허나 제시된 사업들이 다 기존에 있는 것들 뿐이어서 문제라는 것"이라며 "이러다보니 전문가들로부터 과연 어떤 자문을 받았는지, 그래서 어떤 분들이 용역에 참여한건지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가 26일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가 26일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Newsjeju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구좌읍·우도면)도 같은 맥락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지적을 가했다. 김 의원은 "8대 전략에 사회복지 관련된 것이 포함돼 있다는 거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는 보여지나 앞서 지적한대로 사회서비스원 같은 계획들은 이미 실행 중인 거고, 다른 내용들도 보면 기존 정책에서 짜집기에 불과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더 중요한 건, 여러 계획을 제시했지만 정작 복지와 의료 분야에 대한 인력확보 얘기가 전혀 없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선 아무리 좋은 계획으로 전략을 짜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조판기 연구원은 "모든 내용을 담기엔 역부족"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 의원은 "답변의 의미, 이해한다. 허나 제가 지적하는 건, 종합계획 자체를 부정하거나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며 "도민참여단만 하더라도 특정 계층의 목소리가 과대하게 반영될 여지가 높아서 도민 전체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궁극적으론 복지 부문에서의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고, 특히 인력 확보 방안이 없어 보완이 요구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조 연구원은 "향후 수정하는 절차가 있기에 반드시 반영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대진 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은 '국제자유도시'라는 명칭에 반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지난 20년간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활동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과연 제주도민에게 제주가 국제자유도시인가를 물어보면 어떻게 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양제윤 정책기획관은 "지적에 동의한다. 최근 인식조사 결과만 봐도 국제자유도시에 대한 소통 없이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에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서귀포의료원'의 문제를 한 예로 들며 종합계획 상에서의 복지 계획들이 '뜬구름 잡기' 같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서귀포의료원이 20-30년간 아직도 힘든 이유가 인력이 부족해서다. 연봉을 많이 줘도 안 온다. 온다해도 곧 가버린다"며 "그런데 종합계획엔 그저 단순히 '지역여건에 맞게 보건인력을 배치'한다고만 했다. 이대로면 이건 절대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될 것"이라고 콕 집어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그 문제 안다. 많은 얘기를 나눴고, 연구진에 더 얘기를 해보겠지만 현재로선 답이 없다"며 "허나 포기할 순 없는 과제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국제자유도시라는 명칭을 바꾸라"고 계속 비난하자, 조 연구원은 제주도민들이 '국제자유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론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주특별자치도 양제윤 정책기획관.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 양제윤 정책기획관. ©Newsjeju

양영식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은 어차피 내년에 대선과 지방선거 등 중요한 정치 일정들이 연이어 있으니 종합계획 고시를 일시 중단하고, 새로운 도지사가 들어서면 보완해서 수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양 기획관은 올해 12월 31일까지는 반드시 고시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양 기획관은 "이 종합계획이 다른 계획들의 수립에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를 넘겨서 수립하게 되면 다른 계획에도 모두 차질을 빚게 된다"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에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해 공약실천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수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 기획관은 "계획대로 올해 중에 확정 고시하고, 고시되더라도 이 계획이 계속 가는 게 아니"라며 "과거에도 그랬듯 수정해야 한다고 판단이 서면 (수정이)가능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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