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오픈카 사망···어떤 판결 나올까 
제주여행 오픈카 사망···어떤 판결 나올까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1.11.22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살인' 혐의 적용 운전사고 피고인에 징역 15년 구형
변호인 "피고인도 위험부담 큰 음주사고, 살인 의도와 안 맞아" 
2019년 11월10일 제주를 찾은 연인들이 탄 오픈카 사고가 일어난 지 약 2년이 흘렀지만 현장에는 아직도 당시 사고 장면을 표시해 둔 흔적이 명확히 남아있다.
2019년 11월10일 제주를 찾은 연인들이 탄 오픈카 사고가 일어난 지 약 2년이 흘렀지만 현장에는 아직도 당시 사고 장면을 표시해 둔 흔적이 명확히 남아있다.

교제 300일을 기념해 제주 여행을 떠난 연인이 오픈카 렌터카를 몰고 음주운전으로 단독 교통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보조석에 탑승한 안전벨트 미착용자 여성이 밖으로 튕겨 나가 대수술 끝에 사망했다. 

경찰은 '위험운전치상'과 '음주운전' 등 일반적인 사고로 처리했지만, 검찰은 사건을 '살인'으로 판단하면서 법정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은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주장했고, 변호인은 논리가 맞지 않는 공소장이라고 반박했다.

22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5. 남)씨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대에 오른 피고인 김씨를 향해 검찰은 여러 질문을 던졌다. 검찰 측은 주로 사고 상황 기억 여부를 물었는데, 김씨는 "술을 마셔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늘어놨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획적 살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타인에게 위협 등을 예견할 수 있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건 발생 지역이 편도 2차선인 시골길이고, 2019년 11월10일 새벽 시간대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났는데 제한속도 50km 구간에 114km의 급가속력은 위험성이 예견된다고 했다. 

사고 직후 피고인은 주변 사람들에게 119 요청을 부탁했지만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다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피고인은 교통사고 이후 '단기 기억 상실증'을 주장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렌터카 공제조합에 자필로 제출한 자료는 "빠른 속도를 줄이다가 '펑' 소리가 났고, 안전벨트를 두 명 모두 착용했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은 작성했다고 언급했다. 

또 검찰은 변호사 쪽에 전화를 해서는 운전과 벨트 여부를 명확히 진술한 점 등으로 "최소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 살인을 마음먹고 급가속, 벨트를 미착용한 피해자가 충격이 가해지면 튕겨나가 숨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오픈카 질주로 살해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존엄은 법체계 최고의 가치지만, 피고인 범행은 사회 구성원의 생명 존엄과 가치에 의문을 던진다"며 징역 15년의 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제주지방법원.
제주지방법원.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숨진 전 연인 A씨와 2019년 11월9일 오후 제주를 찾아 머스탱 오픈카를 대여했다. 

같은 날 밤 곽지해수욕장 노상에서 술을 마신 후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모 숙소까지 음주운전을 하고 돌아갔다. 해수욕장에서 숙소까지 거리는 약 2.1km로, 처음 운전대는 숨진 A씨가 잡았다가 도로에 정차한 상태에서 피고인으로 바꿨다.  

사고는 차량이 숙소에 도착 후 촉발됐다. 11월10일 새벽 숙소에 주차 후 A씨는 피고인에게 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 

숙소를 빠져나온 오픈카 안에서 피고인은 "벨트 안 맺네"라는 말과 함께 속력을 높였다. 오픈카는 편도 2차선 도로를 과속 후 인도로 돌진, 연석과 돌담 및 세워진 경운기를 들이받았다. 

보조석에 탑승했던 피해자 A씨는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오픈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병원 치료를 받다가 2020년 8월 끝내 숨졌다. 당시 경찰이 조사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로 나왔다.

▲ 머스탱 오픈카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고 지점 현장 사진 ©Newsjeju
▲ 머스탱 오픈카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고 지점 현장 사진 ©Newsjeju

피고인 측 변호사는 교통사고와 살인 의도는 인과관계가 낮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벨트 안 맺네'라는 피고인의 발언은 숨진 피해자에게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의 고의 발생을 칭하는 발언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만일 살인 의도가 있었다면 조용히 범행을 실행하지, 주의를 요하는 발언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논리도 내세웠다.

교통사고 사망 통계도 인용했다. 변호인 측은 "통계를 살펴보면 안전벨트 미착용자와 착용자 모두 사망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며 "(살인 범행을 계획했다면) 피고인이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런 방법을 쓰진 않았을 것"이라고 의도성을 부정했다. 

피고인은 최후 진술에서 "숨진 여자친구와 유족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16일 오전 10시 선고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