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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면 주무관 고보익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화사했던 단풍이 붉은 물결을 뒤로하고, 한라산 백록담에 눈이 쌓인 것을 보니 어느 덧 연말이 다가왔음이 새삼 느껴진다. 엊그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이나고도 찾아오지 않던 추위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것을 보니 열심히 달려왔던 올 해도 끝나가나 보다.
 나에게는 평범하게 지나가는 한 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행복했던 한 해, 누군가에게는 바쁘게만 달려왔던 한 해, 또 누군가에게는 힘들게 버틴 한 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곁에 있지만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아 한 해, 아니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텨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잠시만 주위를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어려운 저소득층 가구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표선면에서는 행복나눔희망뱅크를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행복나눔희망뱅크는 표선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동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며 대상자가 직접 뱅크로 방문하여 2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고른 뒤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수요자 맞춤형 복지사업이었으나, 코로나-19가 유행한 후로는 감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표선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저소득층 가구에 직접 배달하여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 이어져가고 있다.
 매해 저소득층 약 230가구에 격월로 물품꾸러미를 전달하고 있으며, 고령층이 많은 면 지역 특성상 홀로 계시는 어르신등을 생각하여 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명절선물 세트 등 그 달에 맞는 특별한 물품꾸러미도 전달하고 있어 수혜자들에게 사업 만족도도 높다.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이 계속되어 가는 가운데 소외계층에 대한 기부문화도 위축되어 가는 상황이지만, 뱅크로 기부되는 나눔물품은 표선면 주민들을 비롯하여 유관단체 및 여러 업체들의 지속적인 기부로 충당되어, 관내 저소득층에 전달되고 있다.
 겨울이 찾아오는 연말은 누군가에게는 혹독하게 추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그 추위 속에서 나눔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올 한해 바쁘게만 달려오며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지금이라도 주변을 둘러보며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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