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결과에선 미접종자 중 64%의 학부모가 접종 거부했으나...
협의 거쳐 접종 권고하는 것으로 결정, 17세 이하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접종 지원

설문 결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학부모들이 더 많았으나,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13일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부모 설문조사와 학교장 및 학부모회장, 학교운영위원장 등과 협의해 12~17세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동참을 부탁드리는 담화문'을 통해 "지속가능한 일상회복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소아·청소년들에 대한 백신 접종도 필요하다"며 "엄중한 방역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인 판단 아래 소아·청소년들이 백신 접종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17세의 소아 및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13일 발표했다.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17세의 소아 및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13일 발표했다. ©Newsjeju

제주도교육청에서의 백신 접종 권고 담화문 발표는 제주자치도청과 제주도의회보다 1주일가량 늦게 진행됐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도정에선 고연령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권고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제주도 내 학교에선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학부모에 대한 설득을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의견수렴 절차 거쳐 1주일 후에 발표하는 것으로 사전에 의견을 조율했고, 오늘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정부에서도 감염률 감소와 의료 체계 안정화 등을 위해 12~17세 이하에 대한 청소년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며 "그 배경엔 데이터로 확인된 백신 접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발표에 따르면, 16~17세는 2차 접종률이 70% 가까이 이르면서 확진자 발생 추이가 감소하고 있지만 12~15세는 접종률이 22.7%에 그치고 있어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12~17세에 대한 백신 접종자 이상반응 신고율이 약 0.2%에 불과해 정부는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가급적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할 수 있도록 방역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접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허나 현재 수도권에선 의료진들이 학교를 방문해 접종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방역 인력이 부족한 제주에선 현실적으로 찾아가는 접종 정책이 힘들다"며 "수도권의 경우는 대규모 학교들이어서 방역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다. 현재 제주시 동지역 보건소 인력이 거의 소진될 정도"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은 "설문에서 학부모들은 자주 다니는 병의원을 더 선호했다"며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에선 보건지소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도록 보건당국과 협의를 해 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육감은 "겨울을 안전하게 보내야 내년 3월에 새로운 학년 등교수업이 가능해진다"며 "협력의 한 걸음이 일상 회복으로 나가는 열 걸음이 되는만큼 백신 접종에 함께해주길 거듭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17세의 소아 및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13일 발표했다.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17세의 소아 및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13일 발표했다. ©Newsjeju

한편, 제주도교육청 이번 발표를 위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에 걸쳐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대상은 초등학교 6학년생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을 둔 3만 8675명의 학부모다. 

설문대상 중 각 학년별로 15~35%의 비율로 총 9411명이 응답했다. 이들 중 3666명이 백신을 접종했으며, 5745명이 접종하지 않았다.

이 5745명의 미접종자 중 64%인 3668명의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는 이상반응이 두려워서다.

이 우려에 대해 이 교육감은 "초·중·고의 상황이 모두 다르다. 고등학교에선 고3 선배들이 맞는 걸 본 후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부모를 설득해 접종하려는 흐름이 있는 반면, 저학년으로 갈수록 부모의 걱정과 불안이 많은 상황"이라며 "자율적인 접종 방침에서 권고로 바뀐 건 맞으나, 강제하는 건 아니다. 적극 참여해달라는 권고"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고덕훈 제주자치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은 "제 의견이 모든 학부모를 대변한다고 할 순 없다"고 일단 전제한 뒤 "(백신 접종으로 인해)고3 학생들의 코로나 감염 확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며 "불안 심리가 많긴 하지만 데이터를 믿고, 접종을 해서 좋아지는 경우가 안 해서 나빠지는 것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아이들과 상의해서 접종할 수 있도록 한 교육청의 담화문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덕훈 협의회장은 "그것보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민감한 건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이다. 학원이 방역패스에 포함됐다는 건,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교하는 게 아니냐는 민원이 많다"며 "이를 재검토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고, 강제하는 것보단 인센티브 방식으로 권고를 하면 동참할 여지가 더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최재홍 제주대학교 소아과 감염분과 전문의는 "빠르게 개발된 백신이 단기간에 많은 이들에게 접종하다보니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건 나이를 불문한 문제"라며 "다만 현재까지도 소아 및 청소년에 대한 접종에서 중증으로 이어지는 이상반응이 보고된 바가 없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 이상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접종을 하는 게 효과가 더 있다는 게 확실하기 때문에 접종하는 걸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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