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한다면서도 예산 편성 검토하겠다고 하자, 좌남수 의장 격앙

▲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장.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장. ©Newsjeju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제400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례회 8차 본회의가 20분간 정회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제주도의회는 15일 8차 본회의를 열어 98개의 안건을 심사했다. 마지막 3개 안건이 제주도정과 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이다.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안을 의회에서 손질해 증·감액하게 되면, 의장은 반드시 해당 기관장에게 '동의' 여부를 묻도록 돼 있다.

이에 좌남수 의장은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에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수조정을 마친 내년도 예산안 심의 결과를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구만섭 권한대행이 "동의한다"고 대답하면 그대로 예산안이 확정된다.

허나 구만섭 대행은 "전반적으로 동의는 하지만 일부 예산 항목에 대해선 예산 배정과 편성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좌남수 의장은 구 대행의 발언을 끊고 "예결위에서 심의한 예산안을 어떻게 다시 검토한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 자리에선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예결위에서 심의한 예산안을 동의하느냐, 동의하지 않느냐만 답하라"며 재차 동의 여부를 물었다.

그럼에도 구 대행이 명확한 답변을 표명하지 않자, 좌 의장은 20여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시간 중 좌 의장은 구 대행과 면담을 가졌고, 이후 속개된 본회의에서 구 대행은 "예결위에서 의결한대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어진 표결에서 내년도 제주도정의 예산안은 재석 33명 중 30명이 찬성해 통과됐다.

만일 구 대행이 '동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면, 지난 민선 6기 때 원희룡 전 지사와 구성지 전 의장 간에 벌어졌던 예산전쟁이 재현돼 집행부와 의회가 일촉즉발의 긴장상태로 빠지게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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