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신년대담

2022년 새해를 맞았다. 검은 호랑이의 해라는 임인년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해다. 오는 3월 9일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6월 1일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 중요한 새해를 맞아 뉴스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고 있는 3명의 기관장들에게 제주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물었다. 그들의 비전이 지방선거라는 시험대를 통과해 계속 이어질지,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분명한 건 제주도민들이 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차기 리더가 누가 될지 모르는 제주도지사와 제주도의회 의장과는 달리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대결구도가 정해졌다.

이석문 교육감은 정책의 연속성을 갖고 미래 교육을 담대하게 열겠다고는 했지만, 이에 맞서는 다른 교육감 후보자들로부터 연신 '소통'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이에 대한 교육감의 답변을 들어보고, 지난해 제주교육 전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각종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등을 물었다.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Newsjeju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Newsjeju

아래는 질의응답 전문이다.

# 코로나 확산이 억제되지 않아 다시 전면등교가 어려워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할 것 같은데

원격수업 보다 등교수업을 정상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원격수업이 등교수업을 대체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 교사와 친구들을 만나 교류를 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새해 3월 등교수업을 정상적으로 시작하고 유지하려 한다. 이를 위해 방역과 안전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원격수업은 무선망이나 노트북, 스마트단말기 등의 기반을 더욱 안정적으로 갖추고 있다. 가급적 실시간 원격수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 올해도 수능 문제 출제 오류로 말이 많다. 수능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평가방법이 있을까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이에 맞춰 새로운 대입 제도가 마련된다. 2028년 시행될 새로운 대입제도가 2024년도에 결정된다. 객관식 위주의 평가와 수업을 하는 지금의 수능 체제로는 미래를 대비하기가 어렵다. 이는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수능 이후 무엇을 할지 대안이 마땅치 않다. 그 대안을 마련할 때 IB가 좋은 모형이 될 것이다. IB는 새롭거나 낯선 과정이 아니다. 세계 선진국 명문 대학들이 IB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제주 IB교육 과정의 성과들을 토대로 한국형 IB, KB의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 표선고 외 IB 학교 추가 지정 로드맵은 어떻게 되나

새해에 성산 지역 초‧중학교인 온평초등학교와 풍천초등학교, 성산중학교가 제주형 자율학교인 IB학교로 운영된다. 학교들이 안정적으로 IB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 운영 성과들을 보면서 성산고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 성산고에 IB가 도입되면 표선에 이어 성산 지역도 IB교육 지구로 묶이게 된다. IB학교 확산이 어려운 이유는 교사다. 교사 양성이 힘들다. 교사 양성에 따라 확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Newsjeju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Newsjeju

# IB월드학교, 한국어 공부로 해외대학 진학할 수 있을까

IB학교로 인증받기 위해선 두 과목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영어와 다른 과목 하나를. 표선고에서 영어 과목이 하이레벨과 스탠드레벨이 있다면 하이레벨은 국제학교 수준과 엇비슷하다. 영어구사 능력이 크게 차이가 없다. 영어 능력 점수가 읍면지역과 동지역 간 격차가 크지 않다고 본다. 국제학교에서의 하이레벨과 표선고의 하이레벨 평가 수준이 같다. 그래서 뒤떨어지진 않는다. 오히려 IB학교가 더 강점이 있을 수 있어 그 부분은 문제가 크지 않을거다.

# 과밀학급 해소과 소규모 학교 살리기, 여기에 고교 신설 문제까지 제주도교육청의 최대 난제이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내년에는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 보나.

2021년을 시작하면서 111개 학급을 증설해 최대 35명이던 학급당 학생 수를 30명 이하로 줄였다. 초중학교 학급당 학생 수도 30명 이하를 유지하도록 했다. 새헤에도 이러한 방침을 이어가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 일부 과밀 초등학교에는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 밀집도를 분산하겠다. 하지만 지금의 학급 수로는 학급당 학생 수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고등학생인 경우 2022학년도에는 1만 8,373명인데, 2025학년도에는 1,393명이 늘어난 1만 9,766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뒤인 2028학년도에는 2022학년도 대비 2,884명이 늘어난 2만 1,257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2025년 개교를 목표로 제주시 동지역에 고등학교 1개교를 신설하려 한다. 중학생은 2024학년도에 개교하는 서부중을 통해 해소하겠다.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023학년도까지 23명대를 유지하다가, 2024학년도 이후에는 22명대로 낮아져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함덕초등학교선흘분교장’이 본교로 공식 승격하면, 학생 수 분산과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1세기의 가치는 ‘생태와 건강’이다. 선흘분교가 생태와 건강의 가치로 발전을 했듯이, 다른 소규모 학교들도 생태와 건강을 기반으로 발전의 가능성을 키우겠다. 

# 2021년 제주도교육청의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는 건

코로나19로 2020년 3월에는 등교수업을 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2021년 3월 새 학년에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이것이 가장 큰 성과다. 표선고등학교가 한국 공교육에서는 처음으로 학급 단위가 아닌 학교 단위로 IB월드스쿨을 인증받은 것도 중요한 결실이다. 미래 교육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 2021년 후회스러웠던 것이나 아쉬웠던 순간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몸과 마음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다. 많은 지원을 했다고 하지만 비만이나 정서 위기 문제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더 신속하고 세밀하게 아이들의 건강을 지원하고 돌봐야 한다. 비만율이 10% 미만인 선흘분교나 더럭초 같은 곳의 경우를 들여다보고 있고, 내년에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읽는 독서마라톤, 삼대가 함께하는 체육마라톤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배드민턴, 줄넘기, 파크골프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독서활동과 예술활동, 신체활동 등 3가지 영역을 가능하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대회나 발표회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신년대담 현장.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신년대담 현장. ©Newsjeju

# 내년도 교육감 선거는 어떻게...

대한민국 근대 교육 100년의 역사를 봐도 앞으로 3~4년이 가장 격변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2022개정교육과정’이 고시, 적용된다. 이에 따라 고교학점제가 2025년 전면 도입된다. 기회가 있다면 도민들과 함께 미래교육으로 겸허히 걸어가고 싶다. 지금까지 미래 교육의 기반을 충실히 만들어왔다. 정책의 연속성을 갖고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 교육을 담대하게 열겠다. 

# 다른 교육감 후보자들의 주된 비판으로 '소통' 문제를 거론하는데, 어떻게 보나

소통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고칠 건 고치겠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른 소신과 입장이 만나면 당연히 갈등과 불협화음이 생긴다. 갈등도 소중한 소통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방향성과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 추진한 정책들은 구체적인 방법론이 달랐지 방향성은 같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이 유지되면 구체적인 방법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일시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합의안과 성과가 나온다. 

# 제주 교육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학교와 지역 사회가 아이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특히 코로나19에서 아이들과 학교 현장을 지키기 위해 하나된 노고와 헌신을 쏟았다. 그 와중에 표선고 ‘IB 월드스쿨 인증’ 등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성과들을 만들었다. 읍면 지역 학교들도 고루 좋아지고 있다. 전국 최초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 교육 복지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전국 유일 청렴도 13년 연속 1~2등급 유지 등 정책‧행정의 믿음이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가족들과 함께 이룬 성과들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함을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으로 보답하는 데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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