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농수위, 7일 제주도정 & 도개발공사 출석시켜 대책 촉구
제주도정, 가공용감귤 수매 & 시장격리 물량 당초 계획보다 더 늘리겠다 밝혀
고영권 정무부지사 "시장격리, 추가계획 물량보다 초과되더라도 추진"

▲ 가공용 감귤 수매 현장. ©Newsjeju
▲ 가공용 감귤 수매 현장. ©Newsjeju

제주도가 2021년 제주산 노지감귤의 비상품 비율이 그 어느 해보다 높아 규격 외 감귤 유통처리에 또다시 대란을 겪고 있다.

현재 2021년산 노지감귤은 전체 생산 예상량 46만 5000톤 중에서 72%인 33만 3000톤을 출하 및 수매로 처리됐다. 노지감귤 평균 경락가격은 평년보다 11% 상승해 안정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비상품 물량이 워낙 많아 규격 외 감귤 유통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질 않다. 

지난해 잦은 강우 등으로 비상품과(극소 및 극대) 비율이 무려 22.2%에 달하고 있어서다. 전년도엔 5.2%였고, 평년 2.9%에 비해 너무 많이 발생했다는 게 문제다. 이러다보니 가공용 감귤공장으로 향하는 농가들의 트럭 행렬이 몇 백미터에 걸쳐 길게 이어지는 현상이 또 다시 빚어지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길호)는 7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긴급 업무보고를 받고 대책 방안 강구를 주문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자치도는 우선 당초 계획된 가공용 감귤 수매 물량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도록 각 가공업체에 주문하고, 종전에 수립됐던 시장격리 물량에서 1만 3000톤을 더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부터 강성균, 고태순, 김경미, 송영훈, 임정은 의원. ©Newsjeju
▲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부터 강성균, 고태순, 김경미, 송영훈, 임정은 의원. ©Newsjeju

이를 두고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읍)은 "이미 지난해부터 위원회에서 이를 지적했었는데 그간 아무런 대응도 안 하다가 의회에서 출석을 요구하니 이제서야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고영권 정무부지사는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잦은 비 날씨로 비상품 비율이 많아질 것을 예상할 수는 있었는데, 시장격리 추가 조치 여부를 두고 지난해 11월에 고민을 하긴 했었다"며 "행정 입장에선 일단 가공용 수매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1월 중으로 최대한 빨리 규격 외 감귤에 대해 시장격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이어 송 의원은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를 불러 현재 가동되고 있지 않은 제2 감귤가공공장 문제를 꺼냈다. 송 의원이 "제2 공장까지 같이 돌려야 가공용 감귤 수매 물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한재호 생산이사는 "두 개를 동시에 돌리면 가공용 수매 물량이 오버돼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개발공사의 올해 매출액이 3000억 원이 넘었다. 인력도 있고, 마케팅 능력도 충분하다. 그런데 (가공용 감귤을 수매하는)모 기업의 매출액은 130억 원 정도 밖에 안 되는데 100만 불을 수출하고 있다"며 "개발공사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그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2001~2003년에 총 368억 원(국비 72억)을 들여 제1, 2 감귤 가공공장을 만들었으나, 지난해 제2 공장의 운영이 중단됐다. 감귤 세척을 위한 지하수 관정이 오염돼 폐쇄됐다.

▲ 답변하고 있는 고영권 정무부지사(왼쪽)와 현길호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 ©Newsjeju
▲ 답변하고 있는 고영권 정무부지사(왼쪽)와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는 현길호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 ©Newsjeju

강성균 의원(더불어민주당, 애월읍)도 도개발공사를 몰아붙였다. 강 의원은 "가공 물량이 오버되더라도 개발공사가 수매해서 가공 방법을 스스로 강구해야지, 개발공사가 이익만을 위한 기업이냐. 도민을 위한 공기업이지 않느냐"며 "최대한 수매해서 가공을 못하면 폐기라도 하겠다고 답해야 하지 않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중문·예래동)은 "수매 현장에 가봤다. 가공용 감귤을 실은 트럭 50~60대가 줄 지어 서 있더라"며 "이 중 1/3만 당일 처리되고 나머지 차량들은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경운기를 몰고 새벽시간부터 대기하고 있던 80대 어르신은 추위를 피할 곳이 없었다.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고영권 부지사는 "아직도 수매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서 많은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사전예약제로 조금 개선되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걸 알고 있다. 관련 단체들과 협의해서 시스템을 개선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 부지사는 "시장격리 1만 3000톤은 사전 관측을 통해 나온 물량이고, 전체 수매 물량에 대해선 다시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격리 대상 물량이 추가계획을 초과하더라도 시장격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제주산 노지감귤 수확 현장. ©Newsjeju
▲ 제주산 노지감귤 수확 현장. ©Newsjeju

한편, 1월 6일 현재 노지감귤 수확은 91%(제주시 93%, 서귀포시 90%)가량 이뤄졌다. 1월 중하순경엔 수확인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5kg당 평균 거래가격은 8409원으로 형성돼 있다. 이는 전년도인 2020년산보다 13% 정도 상승한 규모다.

허나 산지수집상과 농가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농협APC와 영농조합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 대형마트 영업제한으로 발주량이 감소하고 있고, 올해 1월 들어 1일 2600톤 내외로 출하되고 있어 중도매인의 재고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가공용 감귤까지 수매 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의 제2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롯데칠성(주)에선 오는 11일에 수매를 종료할 예정이다.

개발공사는 올해 2만 5000톤의 가공용 감귤을 수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으나 현재 63.3%에 그치고 있다. (주)일해는 90%, 롯데칠성(주)는 98.4%를 처리했다. 전체 처리계획은 6만 2000톤이며, 현재 실적은 4만 7106톤으로 76%만이 처리됐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는 종전의 계획 물량을 전량 처리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도개발공사는 9171톤이, 일해는 4005톤이 남았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에겐 수매기간을 오는 14일까지로 3일 더 연장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은 1500톤을 추가로 수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정은 시장격리 사업으로 지난해 11월 15일까지 당초 계획한 1만 5000톤을 처리했다. 올해 1월 중에 1만 3000톤을 더 늘려 총 2만 8000톤의 물량을 시장격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정은 총 50억 4000만 원(도개발공사 18억 포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시장격리사업은 1월 중순께 잔여 대상물량 1만 3000톤 한도 내에서 kg당 180원을 농가에게 보전해주게 된다.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