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제주도연맹 "곡물자급률 21%뿐인 현실인데 다 내 줄 셈이냐" 정부 비판

정부가 CPTPP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등의 1차 산업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히 가입 방침을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오후 1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CPTPP 가입 설명회 일정에 맞춰 집회를 열고 가입 반대를 촉구하려 했으나 설명회 일정 자체가 취소되자 성명서를 배포하는 것으로 대신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CPTPP란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약어로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칭한다. 원래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조직이 있었으나,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과 호주, 캐나다 등이 재결성해 조직된 다자간 무역협상 협의체가 CPTPP다. 아시아 및 태평양 11개 국가가 모여 지난 2018년 3월 칠레에서 결정했다. 세계 GDP의 약 30%, 무역총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구 6억명 규모의 경제권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일 인도 뉴델리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 3~4월께 CPTPP에 공식적으로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초 정부는 강원도에서부터 설명회를 시작하고 이어 전라남도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농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17일 제주설명회 역시 제주농민들의 반발로 취소됐다.

전농제주도연맹은 "전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로 자국의 삭량자립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곡물자급률이 21%밖에 되지 않아 정부에 이제껏 많은 대안을 제시하고 노력해왔으나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에 농민들의 심장에 비수를 꽂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지금까지 자행한 개방 농정도 부족해 농산물 자유화율이 96%나 되는 CPTPP에 가입하려 하고 있다"며 "현재 CPTPP 가입국 대부분이 농업 강국이라 이미 CPTPP 11개의 회원국 중 10개 국가와 FTA를 맺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후발 주자로 들어가려면 11개국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일본이 여기에 껴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금은 일본이 우리나라의 가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나중엔 후쿠시마 농수축산물 수입이 가입 조건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국내 농수축산업의 붕괴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은 "농민들의 심장에 꽂는 비수의 칼춤을 이젠 어민들에게도 꽂으려 한다"며 "멈추지 않을 경우 우리 농민들은 어민들과 단결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 가만히 앉아서 1차 산업의 몰락을 지켜만 보고는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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