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여고 졸업생들 설문 조사···졸업생 347명 중 87명 응답
"바지 지퍼 내리고 다니는 교사부터, 욕설 교사까지 다양"
제주여고 측 "자체 조사 통해 문제 확인할 것"···"사실과 다른 내용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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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고 졸업생들이 학교에서 교사들에게 욕설과 막말,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객관적이지 못한 의도된 내용"이라며 교육청에 사실관계 조사를 요청했다. 

15일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 인권 연구소 왓'은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여고 인권침해 논란을 점화했다. 

인권 논란은 올해 졸업생이 문제 제기에 나서며 시작됐고, 설문 조사로 수합된 내용이다. 2022년 제주여고 졸업자 347명 중 87명이 설문 조사에 응했다. 조사 기간은 올해 1월27일부터 30일까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7명 중 57%가 학교생활 중 교사에게 폭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은 미친X, 쌍X, 거지 같은 X 등 욕설부터 "수업 중 저렇게 되면 나중에 술집에서 일한다" 등 모욕까지 다양했다. 

수업 중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 당했다는 주장도 29.9% 존재했다. 사례는 수강자 수가 기준에 못 미쳐 폐강하는 경우, 교사 무단 수업 불참, 온라인 수업 안 함 등이다. 

교사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설문 조사 답변도 10.3%다. 

주요 사례는 특정 교사가 계속 바지 지퍼를 내린 채 다니고, 학생에게 사과를 하면서 팔을 어깨 위에 올리는 행위다. 또 상담 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행위도 존재하는 것으로 졸업생들은 설문 조사에 나섰다. 

이 밖에도 방역 수칙 혹은 학교 규칙 위반,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 물리적 체벌 및 폭행 등에 대한 불안도 졸업생들은 호소했다. 

학생인권조례TF팀과 평화인권연구소 왓 측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학교의 대처는 상당히 미흡했고, 부적절했다"며 "학생들의 문제 제기는 진로에 있어서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 등 인권침해 상황을 (학교에서) 관행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던졌다.

그러면서 "올해 졸업생 대상으로 받은 사례가 이 정도인데, 사립학교 특성상 재학생과 그 이전 졸업생이 받은 피해 사례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도교육청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제주여고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제주여고 학생인권침해 보고서에 대한 학교 입장문'을 밝혔다.

제주여고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및 동문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학생을 진정으로 아끼고 교육에 열정을 바치는 대다수 교사들이 한꺼번에 매도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극소수 일부 교사 때문에 상처를 받은 학생도 피해자지만, 잘못 없는 다른 교사들 역시 피해자"라고 말했다.

또 "이번 논란은 학생회 차원에서 한 번도 공식 거론된 적 없다"며 "학생회 임원이 졸업 후 학우들에게 개인적인 상처에 대한 하소연과 설문조사를 병행해서 이뤄진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여고 측은 "보고서에 언급된 사안에 대해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에 노력할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들은 도교육청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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