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성명 "문제 제기 학생에 문자로 2차 가해"
제주여고 측 "오해다. 학교 변화 과정 모색 위한 절차였다"

3월15일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 인권 연구소 왓', 제주여고 졸업생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월15일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 인권 연구소 왓', 제주여고 졸업생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올해 제주여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쏘아 올린 인권 논란 여파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과 학교 측은 실태조사를 약속했지만, 다른 폭로 문자가 공개됐다. 제주여고 측에서 인권 논란 문제를 제기한 A학생을 향해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내용이다.

제주여고 측은 "2차 가해는 오해"라며 "학생이 다칠까 봐 우려스러웠고, 학교의 변화를 위한 과정을 모색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28일 '제주 평화인권 연구소 왓(이하 제주 왓)'은 <제주여고의 2차 가해 비판 성명서>를 냈다.

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제주여고는 사건 초기부터 문제 제기에 나서려는 A학생을 회유해왔다. 그러다가 언론 보도 이후에는 A학생에 대한 2차 가해와 개인적인 압박을 지속했다. 그러면서도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단체 발송한 공식 문자는 "깊이 뉘우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지난 15일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 인권 연구소 왓', 제주여고 졸업생들은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침해 논란을 점화했다.

인권 논란은 올해 졸업생 A학생을 필두로 문제 제기에 나서며 시작됐고, 설문 조사로 수합된 내용이다. 2022년 제주여고 졸업자 347명 중 87명이 설문 조사에 응했다. 조사 기간은 올해 1월27일부터 30일까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7명 중 57%가 학교생활 중 교사에게 폭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은 미친X, 쌍X, 거지 같은 X 등 욕설부터 "수업 중 저렇게 되면 나중에 술집에서 일한다" 등 모욕까지 다양했다. 

수업 중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 당했다는 주장도 29.9% 존재했다. 교사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설문 조사 답변은 10.3%다.

같은 날 오후 제주여고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학생을 진정으로 아끼고 교육에 열정을 바치는 대다수 교사들이 한꺼번에 매도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극소수 일부 교사 때문에 상처를 받은 학생도 피해자지만, 잘못 없는 다른 교사들 역시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은 학생회 차원에서 한 번도 공식 거론된 적 없다"며 "학생회 임원이 졸업 후 학우들에게 개인적인 상처에 대한 하소연과 설문조사를 병행해서 이뤄진 사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제주여고 측에 A학생에 보낸 문자가 부적절한다고 '제주 왓'이 주장했다 ©Newsjeju
▲ 제주여고 측이 A학생에 보낸 문자가 부적절하다고 '제주 왓'이 주장했다 ©Newsjeju

'제주 왓'에 따르면 제주여고 측은 3월15일 진행된 인권침해 논란 기자회견 이전인 3월4일부터 A학생에게 문자를 보내며 회유했다. 내용은 소수 교사의 문제가 다수의 교사가 한 것처럼 보인다는 우려가 존재하니, 합리적인 방법을 고민해달라는 것이다. 

제주 왓 측이 A학생 2차 가해를 주장하는 문제는 3월24일 학교 측에서 보낸 문자다.

해당 문자는 "학생들이 당한 것은 가슴 아프고 미안하지만, A학생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건 별개 문제인 것 같다"며 "그 사건은 대다수 교사들의 생애 최대의 모욕...(중략)... 다른 교사들은 용서가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 같은 날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단체 발송한 문자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교사 모두가 통감하고, 학생들 마음의 상처를 보듬지 못했다는 점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추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제주 왓은 "A학생에게는 인권 논란의 책임을 전가하고, '용서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문자를 보내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면서 학부모에게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며 "무엇이 진심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이는 어렵게 용기를 낸 A학생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소견을 분명히 했다. 

이어 "학교 측은 A학생에 대한 개인적인 압박행위를 중단해야 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실태조사의 결과 역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A학생에게 문자와 연락을 중단하고, 교육청과 학교 측은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여고 측은 해당 문자에 대해 "학생을 원망하는 것이 아닌, 문제 제기로 A학생이 고립될까 봐 우려스러웠다"며 "학교의 변화를 위한 취지의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제주여고는 교사와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 인권을 위한 우리의 약속>을 만들 계획을 세우는 등 교권과 학생 인권이 부딪치지 않는 과정을 위한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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