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역서 조난 예인선 수색 지원 나선 해경 헬기 추락
3012함 안착 후 재이륙 과정에서 30~40초 만에 바다로
부기장 정두환(52. 남) 경위와 전탐사 황현준(29. 남) 경장 숨져
기장은 구조 후 병원 치료···정비사 '실종' 수색 중
추락 헬기 인양 작업 위해 해군 함정 출동, 9일 새벽 4시쯤 현장 도착

사고 해역에서 추락한 헬기 잔해, 현재 해군은 추락 헬기 동체 인양을 위해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
사고 해역에서 추락한 헬기 잔해, 현재 해군은 추락 헬기 동체 인양을 위해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370km 해상에서 헬기 S-92호가 추락한 사고 수습을 위해 해경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해경은 헬기 사고 모습이 담긴 영상은 유족 측을 고려해 추후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추락 헬기는 최근 3년 간 20여건의 수리가 있었지만, 일일 점검은 철저히 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사고 여부는 동체 인양 후에야 정확한 분석에 들어갈 수 있다.

8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헬기 S-92호는 새벽 1시32분쯤 경비함정 3012함에서 이륙한 직후 30~40초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당시 헬기 안에는 기장 최모(48. 남)씨 등 총 4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기장 최씨는 새벽 1시47분쯤 가장 빨리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헬기 추락 30여분 후에 구조된 부기장 정두환(52. 남) 경위와 전탐사 황현준(29. 남) 경장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안타깝게 사망판정을 받았다. 

현재 정비사 차모 경장(42. 남)은 실종 상태로 해경은 구조 세력을 총동원해 사고 인근 해역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370km 해상에 추락한 해경 헬기 S-92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370km 해상에 추락한 해경 헬기 S-92 기종

S-92호 추락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 중이다. 

헬기 동체 인양을 위해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광양함이 출항했다. 9일 새벽 4시쯤 사고 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양함은 가라앉은 헬기 인양을 위한 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추락 헬기는 침수 시 자동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발신하는 '비상 위치 발신기(ELT, Emergency locator Transmitter)'가 설치돼 있다. 또 헬기가 이륙하기 내려앉았던 3012함이 사고 해점(위도, 경도 등)을 특정해놨다. 

해군 광양함 등은 현장 도착 후 수중 탐색 음색기 '소나' 장비를 이용해 가라앉은 헬기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이후 기체 안에 실종된 정비사가 탑승해 있는지 여부를 잠수사가 수중 수색한 뒤, 헬기에 와이어를 매달아 크레인을 이용해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릴 계획이다. 

단계별로 요약하면 총 5단계로 ①기체 추정물체 최종 확인 → ②해군 심해잠수사 해저투입 → ③추락기체 인양로프 설치 및 기내 수색→ ④광양함 크레인 이용 갑판상 인양 → ⑤육상이동 후 사고원인 조사 등을 거치게 된다. 

다만 인양 작업은 현지 기상 상태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해 블랙박스 회수 후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헬기 S-92호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부산항공대가 관리·운용하고 있다. 미국 스콜스키 항공사가 2014년 2월26일 제작했다. 내구연한은 26년으로 비교적 최신 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올해 1건을 시작으로 2021년 14건, 2020년 8건, 2019년 5건 등 최근 3년 간 총 28건의 결함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측은 결함이 생길 때마다 신속하게 정비를 하고 운용하고, 마지막 임무 수행 전에도 일일 검검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추락 헬기의 최근 정기 정비는 올해 3월12일이다.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예인선 수색을 위해 해경이 현장 투입되는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했다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예인선 수색을 위해 해경이 현장 투입되는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했다

한편 이번 헬기 추락 사고는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예인선 '교토 1호' 수색 지원 출동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출항해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던 교토 1호(322톤, 예인선, 시에바리온)은 대만 해역에서 모습을 감췄다. 

대만 구조당국은 지난 7일 오전 9시50분쯤 대만 서쪽 약 33km 해상에서 조난 신호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대한민국 측에 했다. 

종적을 감춘 예인선 안에는 한국인 승선원 6명이 탑승해 있어 해양경찰은 자국민 보호 위무를 위해 실종 지점에 3012함을 급파했다. 

S-92호는 수중수색이 가능한 중앙특수구조대원 6명을 추가 투입하기 위해 4월7일 밤 9시15분쯤 김해공항에서 이륙했다. 같은 날 밤 10시16분쯤 제주공항에 도착한 헬기는 항공유를 채우고 밤 11시9분쯤 경비함정 3012함이 있는 해상으로 날아올랐다. 

사고 발생 전 4월8일 새벽 0시53분쯤 S-92헬기는 마라도 남서쪽 370km 해상에서 항해 중인 경비함정 3012함에 착륙했다. 중앙특수구조대원 6명은 헬기에서 내려 경비함정으로 이동했다. 

3012함에서 다시 항공유를 보충한 S-92호는 새벽 1시32분쯤 기장 등 4명이 탑승한 상태로 이륙했다가 30초 가량 사이에 바다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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