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하수처리장, 유네스코 협약과 운영지침 위반하고 지어져" 비판
월정리 마을회, 제주도정과 문화재청 상대로 유네스코에 제소하겠다 밝혀

▲ 제주시 월정리 마을회와 비대위, 장정애 이사장 등이 12일 제주도정과 문화재청을 유네스코에 제소하겠다면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Newsjeju
▲ 제주시 월정리 마을회와 비대위, 장정애 이사장 등이 12일 제주도정과 문화재청을 유네스코에 제소하겠다면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Newsjeju

제주시 월정리 마을회(리장 김창현)가 제주특별자치도와 문화재청을 유네스코 자연유산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월정리 마을회는 이날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이 유네스코 협약과 운영지침을 위반하고 지어진 것이라며 해당 시설에 대한 증설 불허는 물론, 하수처리장을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마을회와 함께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보호 대책위원회(위원장 부형율, 황정현)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철거를 위한 월정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은아, 황정현), 제주해녀문화보전회 이사장인 장정애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도 함께했다.

이들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이 세계문화와 자연유산보호에 관한 협약과 유네스코의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사실을 제주사회에 알려왔지만 제주도정과 문화재청,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이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기에 유네스코 자연유산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은아 해녀는 "동부하수처리장 건설 이전과 이후 해양 생태계 변화가 있었고, 수산물 어획량이 감소했다"며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이 세계자연유산이기에 해당 주변지역에서 경작을 금지하라는 조치에 마을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정애 이사장은 "월정리 해안엔 분뇨들이 떠다니고 있다. 이런데도 행정에선 하수처리장의 증설, 재증설을 하겠다고 한다"며 하수처리장을 철거할 청사진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형율 위원장은 "지금도 증설 공사가 언제 진행될지 몰라 주민들이 돌아가며 밤샘 철야근무를 서면서 지키고 있어 매우 힘들다"며 "하수처리장 시설이 필요한 것이긴 하나 이렇게 바다가 썩어가는 것을 주민들이 보고만 있어야 하나. 주민들에게 희생만 강요해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 제주시 월정리 마을회와 비대위, 장정애 이사장 등이 12일 제주도정과 문화재청을 유네스코에 제소하겠다면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Newsjeju
▲ 제주시 월정리 마을회와 비대위, 장정애 이사장 등이 12일 제주도정과 문화재청을 유네스코에 제소하겠다면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Newsjeju

이들은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 40항에는 등재신청서에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해당 유산을 보존하겠다는 의지가 표명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운영지침 132항에도 유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기술해 향후 신청대상 유산의 보존상태 감시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적시했다.

또한 이들은 "보존 상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업이 진행될 때마다 자연유산위원회에 보고토록 돼 있고, 건설사업을 시행 시엔 사무국을 통해 위원회에 알려야 한다고 됐는데도 한국 정부와 문화재청, 제주도정은 2006년에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 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4년과 2017년에도 증설과 재증설에 관한 사항을 유네스코 자연유산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기에 등재 취소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에 한국 정부와 제주도정은 이제라도 유네스코의 협약과 운영지침을 준수해 유네스코 자연유산 용천동굴 역사문화환경에 설치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조속히 철거할 수 있는 청사진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정애 이사장은 "두 가지 대책이 있다. 하나는 유네스코와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제소해 등재를 취소하는 것이고, 다른 하라는 분산 처리시설로 가는 것"이라며 "현재 처리량의 임계점을 넘어선 마당에 또 증설하면 오염된 월정리 바다가 제주 전역 바다로 뒤덮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며서 장 이사장은 자신이 직접 4월 말에서 5월 초 중에 유네스코 측과 영어 및 프랑스어로 대화하면서 상세히 설명하고 제소한 후, 이후 과정에 대해 보고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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