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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민원실 강아령

 가족관계등록 업무를 맡은 지 1년이 다되어 간다. 작년 여름에 와서 민원실에 발령을 받고 제일 먼저 들은 말은 ‘종합민원실은 서귀포시의 얼굴이다.’라는 말이었다. 물론 친절함과 청렴은 어디서 근무하든 공직자 모두에게 강조되는 덕목이다. 그러나 시청사 1층에서 오고가는 많은 이들을 대하는 민원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그 덕목은 더없이 강조된다.

 하지만 우리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웃음을 잃기도, 한숨을 삼키기도 한다. 법적으로 안 되는 것을 해달라고 요청하실 때, 무조건 공무원이니 해줘야 한다고 하실 때. 그런 모습을 대할 때 마다 느껴지는 감정을 삭이며 우리는 오늘도 웃는 얼굴로 찾는 이들을 마주하고 앉아있다.

 그러다 일련의 작은 에피소드가 생겼다. 제주시에 주소를 둔 민원인의 서류를 받았는데 첨부된 서류가 잘못된 것을 확인했다. 애초에 서류를 재발급 받기위해 민원인이 서귀포를 2번이나 방문한 것을 알았기에 대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방문하시지 않도록 하였고 민원인은 전화너머로 진심으로 고맙다고 듣는 내가 송구할 정도로 말씀하셨다.

 다소 식상한 멘트인 ‘초심’을 생각하는 일이었다. 누구나 면접장에서 ‘합격한다면 친절하고 청렴하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저 사람을 대하는 또 하나의 사람으로서 자리에 앉는다. 공직에 있는 우리들 역시 사람이기에 이는 어쩔 수 없지만 하루에 몇 초만이라도 예전 가졌던 그 마음, 다짐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지겨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모두의 일상과 마음이 피폐해졌다고 한다. 마스크의 시대, 그나마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있다면 사람들끼리 오고가는 마음일 것이요 그 마음의 중심엔 친절이 있다. 하루에 한번, 나의 앞에 앉은 이에게 드린 그 마음이 언젠가 돌아 내 가족에게 갈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하루도 작게나마 웃음을 짓는 하루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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