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설명회 개최 없고, 원칙과 기준 어긴 결정" 일갈
특별자치행정국장 "저 역시 일도2동 주민, 대의를 위한 희생... 받아들여달라" 당부

▲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도2동 갑 지역구에 출마했었으나, 일도2동 갑과 을 지역구가 통폐합되면서 25일 행자위 회의장에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Newsjeju
▲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도2동 갑 지역구에 출마했었으나, 일도2동 갑과 을 지역구가 통폐합되면서 25일 행자위 회의장에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일도2동 갑과 을 지역구를 통폐합하는 것으로 선거구획정 최종안을 낸 것에 대해 해당 지역구로 출마한 강민숙 제주도의원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가 25일 매우 강한 어조로 제주특별자치도와 선거구획정위를 비판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이날 오전 10시 제404회 원포이트 임시회를 열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지역선거구 및 교육의원선거구의 명칭·구역 및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상정하고 이를 심의했다.

이 자리에서 당초 일도2동 갑 지역구로 출마했던 강민숙 제주도의원(비례대표)이 제주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을 향해 과감없이 분노의 일갈을 쏘아댔다.

강민숙 의원은 "당초 일도2동 갑과 을 지역구는 지난해 국장이 답했던 선거구 조정 대상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고, 선거구획정위가 통폐합을 결정하기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일도2동 주민들을 상대로 한 현장 설명회조차 갖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한 것이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김승배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무시하는 게 아니다. 법 개정이 통과 이틀 전에야 이뤄지다보니 사실상 물리적인 (설명회를 개최할)시간이 없었다"며 "선거구획정위의 고심이 상당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강 의원이 "그러면 이 상황이 정당하다고 보느냐"고 지적하자, 김 국장은 "선거구획정위가 제 역할을 다 해준 것일 뿐,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정당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한 강 의원은 당초 지난해 9월 말 인구기준이었던 것을 선거구획정위가 10월 말 기준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절차적 타당성도 없다. 획정 과정에서 기준과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선거구획정위에서 결정하는 사안을 두고 제가 발언한 건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었지 제가 어떻게 하라마라할 입장이 아니"라면서 "당시 답했던 말은 그 때 상황에서 맞는 말이었고, 특별법 제정 등 상황이 변화했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호소했다.

▲ 김승배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장. ©Newsjeju
▲ 김승배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장. 김 국장은 자신도 일도2동 주민이라며 대의를 희생을 감수해달라고 당부했다. ©Newsjeju

이와 함께 강 의원은 선거구획정위에서 무기명 투표로 획정안을 결정한 것을 두고 "무기명 투표 방식이 운영규칙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투표했다면 뭐가 무서워서 무기명으로 표결한 거냐. 왜 주민들이 선거구획정위의 과오를 받아야 하느냐. 획정위원장이 유감을 표하긴 했지만 어쨌든간에 결국 주민들에게 상처를 낸 셈"이라고 일갈했다.

김 국장은 "지난해부터 선거구획정위가 많은 고심과 고민에 찬 시간을 지나왔다. 특히 올해 4월 들어 상당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아왔는데, 특별법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과됐으면 참 다행이었겠으나 어느 한 지역은 섭섭하고 안타깝고 쓰라린 마음이 생길 걸 예상하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저 역시, 획정위원장도 일도2동 주민이다. 아프지만 어느 한 지역이 큰 대의를 위해 희생이 따라야 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며 "정당이나 정치권에서도 선거구획정에 대한 여러 문제와 방안에 대해 구제하는 방안이라도 마련됐으면 한다. 대의를 위한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훌륭하고 성숙한 도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갈음했다.

한편, 강민숙 의원은 애초 일도2동 갑 지역구로 출마했기에 더불어민주당의 박호형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을 지역구까지 통폐합되면서 김희현 의원과 3파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나, 김 의원이 지난 23일에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일도2동 선거구는 당내 경선을 거친 민주당의 최종 후보자와 정의당의 박건도 예비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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