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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주민센터 오경훈

 민원인을 만나다 보면 아무리 설명해도 동의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거나 일방적으로 자신의 편의를 우선하여 달라고 무리하게 요구하고 폭언을 할 경우에는 쉽게 평정심을 잃는다. 내개 적개심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건 확실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사람에 대해서도, 아니 바로 그런 사람에 대해서야말로, 그를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친절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두에게 친절해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저 바라보면 된다.” 영화 <원더>의 명대사이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를 어떻게든 비난하는 사람, 내개 상처를 준 그 사람도 오늘, 아니 평생 쉴 새 없이 남모를 고통을 견디며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어 미소 지을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거라고, 나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 대사를 스스로 되뇌며 토닥인다.

 고통이란 건 크기나 부피가 없어 누가 더 고통이 많은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한건 사람은 행복은 1t(톤)을 가져도 늘 부족하지만 고통은 겨우 1g(그램)에도 다들 몸서리친다. 고통을 안고 살아가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어느 누구든 자기만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공동체에서 일방적인 관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고통으로 불행해지면, 공동체는 그 몫만큼 더 살기 불행한 사회가 된다. 특히 공동체가 그리 크지 않고 촘촘한 우리 제주도는, 남의 불행이 자신의 불행으로 되돌아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작은 친절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고 공동체 전체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나 자신이 특별한 것만큼 다른 이 또한 특별하고 소중하다. 우리 모두는 각자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평생에 한번은 박수 받을 자격”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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