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도지사 후보자들에게 질의서 보내
녹색당 부순정·무소속 박찬식 '반대' 입장 명확
'제주 제2공항 추진' 내건 국민의힘 허향진, 답변서는 '공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명확한 입장 없어

제주 제2공항.
제주 제2공항.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둔 도지사 후보자들의 시선이 극명히 갈리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자에게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17일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도지사 후보자들에게 보낸 정책질의서 답변 결과를 공개했다. 

부순정, 박찬식 후보자는 '반대'를 외쳤지만, 허향진 후보자는 무응답, 오영훈 후보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이하 제2공항 비상도민회)'는 지난 10일 부순정·박찬식·오영훈·허향진 도지사 후보자들에게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제2공항 비상도민회가 질의한 내용은 ①2021년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 ②현 제주국제공항 현대화와 시설개선이 제2공항 대안으로 유효성 등이다. 

먼저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한다고 답한 후보자는 무소속 반찬식 후보와 녹색당 부순정 후보다. 양측 모두는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주장했다. 

제2공항 대안으로 제주공항 현대화 및 시설개선과 관련된 시선은 엇갈렸다. 

박찬식 후보는 "항공인프라의 확충은 제주도민의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활용되기 위함이다"며 "제주공항은 이미 40년이 지난 시설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ADPi가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주공항을 현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순정 후보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현 제주공항의 현대화와 시설개선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입도 항공편수 조절로 공항 혼잡을 해결하고, '도민 좌석 할당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자 경우는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도민결정권이 중요하다.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보완 용역이 완료되면 구체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기존 입장문을 보내왔다. 

제주 제2공항 사업 추진을 공약을 꺼낸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답변서를 전달받은 제2공항 비상도민회 측은 허향진 후보자를 향해서는 '사퇴'를 주장했고, 오영훈 후보자에게는 '즉답'을 요구했다.

제2공항 비상도민회는 "이번 대선과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의힘 정당이 내세운 상식과 공정, 소통과 협치가 과연 제2공항이라는 제주 최대의 현안에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허향진 후보는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무자격 후보로, 지금 즉시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오영훈 후보에게 단체 측은 유감을 쏟아냈다. 제2공항 비상도민회는 "제2공항 찬성을 주도해온 원희룡 전 지사는 국토교통부 수장이 됐다"며 "오영훈 후보는 국토부가 과연 환경부의 반려 사안을 제대로 검토할 객관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담보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영훈 후보는 국토부의 용역 결과를 객관적으로 재검증하고 사실을 확인하겠다는 언급도 없이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한다"며 "국토부의 보완 용역 결과에 대해 오영훈 후보는 어떻게 검토하고 사실 확인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는 소견을 내세웠다. 

제2공항 비상도민회는 "제주공항 확충 방안에 대해 국토부가 국제적인 항공 전문기관의 연구용역 결과를 고의로 누락시킨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며 "제주도지사 후보로 공항 인프라 확충 대안을 말하면서도 가장 유력한 제주공항 시설개선 대안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했다.

또 "도민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기존 제주공항 확충 연구 용역 검토와 국제적인 검증 과정을 통해 제주의 공항 인프라 시설개선 방안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는 것은 차기 도지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제2공항 사업으로 이익을 볼 세력은 토건에 기반한 기득권 세력과 부동산 투기 세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1500만 관광객 시대에 과연 제주도민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개발이 도민의 삶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충분한 시간을 통해 경험했다"고 했다.

제2공항 비상도민회 측은 "이번 선거가 제2공항 백지화를 시작으로 제주도의 지속가능성에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질의 결과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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