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사회안전망, 교통 및 문화 여가 시설 태부족
그럼에도 전반적인 정주여건 만족도와 발전가능성은 높이 평가
연구 용역진 "주거공간·주거환경의 문제 등 쉽게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인프라 확충해 나가야" 조언

▲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제주국제학교. ©Newsjeju
▲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KIS(한국국제학교). ©Newsjeju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정주여건이 처음보단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이주해 오기 이전의 지역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리서치플러스 조사연구소가 영어교육도시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301명을 대상으로 1대 1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거주기간이 6년 이상인 응답자의 76%가 영어교육도시의 정주여건이 처음 이사왔을 때보다 개선됐다고는 답했지만 이들의 66%는 이사 오기 전의 지역과 비교해보면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자녀 교육의 필요성 때문에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선택한 것일 뿐, 거주 여건이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사 대상으로 삼은 301명 중 229명이 타 시·도에서 제주로 전입해 온 거주자들이었으며, 대정읍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불과 9명이었고, 대정읍을 제외한 서귀포시 거주자도 20명에 불과했다. 43명은 제주시 지역에 거주하다가 영어교육도시로 이주한 응답자다.

또한 301명 중 82명은 영어교육도시 지역 내 거주기간이 2년 이하이며, 3~5년은 135명, 6년 이상은 84명이다. 응답자의 68.4%인 206명이 여성이며, 46.8%(141명)가 40대였다.

▲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인 브랭섬 홀 아시아(BHA) 건물. ©Newsjeju
▲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인 브랭섬 홀 아시아(BHA) 건물. ©Newsjeju

이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1.5%가 자녀의 국제학교 입학 때문에 영어교육도시로 이주하게 됐다고 답했으며, 실제 전체 응답자 중 65.1%(196명)의 자녀들이 국제학교에 등교 중이라고 답했다. 이 196명 중 62.3%의 응답자가 국제학교의 여건은 충분하다고 봤고, 37.8%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제학교의 여건은 긍정적이었으나, 실제 국제학교 주변 정주여건은 그렇지 못했다.

영어교육도시의 정주여건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응답자가 이사 오기 전의 주택 규모를 평균값으로 산출해 낸 결과, 47.54평으로 나타났다. 영어교육도시에서의 거주기간이 6년 이상인 경우는 51평 이상의 거주지에서 지낸 비율이 45.2%를 차지했다.

반면 현재 영어교육도시에서 거주 중인 이들의 주택 규모는 평균 36.51평으로 계산됐다. 51평 이상은 13.3%에 불과했고, 25평 이하에서 거주 중인 응답자도 19.3%에 이르렀다. 

자녀가 국제학교에 입학 중인 경우 26~34평의 비율이 46.4%로 가장 많았으며, 이사오기 전 35~50평에 거주하던 경우 54.2%가 26~34평에, 16.8%는 25평 미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응답자의 41.9%는 '협소한 편'이라고 답했고, 5.6%는 '매우 불편하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52.5%로 약간 높았으나, 거주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에는 부정적인 응답이 58.5%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국제학교에 입학 중인 응답자의 53.5%도 부정적인 답변을 선택했다.

▲ 제주영어교육도시 주변 거주지. 영어교육도시가 조성된 초기 때보다는 정주여건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태부족한 상태다. 특히 거주공간의 크기가 이사 오기 전보다 크게 작아졌다. ©Newsjeju
▲ 제주영어교육도시 주변 거주지. 영어교육도시가 조성된 초기 때보다는 정주여건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태부족한 상태다. 특히 거주공간의 크기가 이사 오기 전보다 크게 작아졌다. ©Newsjeju

제주영어교육도시로 이사오기 위해 가장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은 아무래도 자녀들의 통학 접근성이었다. 응답자의 46.5%가 '통근·통학의 편리성'을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교육환경이 28.2%로 두 번째 고려 대상이었다. 이어 생활의 편리성은 13.3%를 차지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정주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실내 주택의 평수부터 실내 공간의 쾌적성, 주거환경 여건, 소음 및 악취 등의 생활쾌적성, 학교 및 도서관 등 교육여건, 소득기회여건, 보건의료, 사회안전망, 교통여건, 문화 및 여가, 경관 및 조망 등 매우 다앙한 지표에서 평가됐다.

실내·외 쾌적성이나 주거 및 교육여건은 모두 대부분 '보통(평균 40%대)'이거나 '만족(30%대)'하는 수준이었으나, 병원 등 의료시설에 대한 보건의료가 불만족하다는 의견이 무려 72.8%(매우 불만 18.6% 포함)에 달했다. 또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응답도 35.9%나 이르렀으며, 도로와 버스, 택시 등의 교통여건 역시 58.8%가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연이나 전시, 체육시설 등 문화 및 여가를 위한 공간도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68.5%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주민 이웃들과의 친밀도는 54.5%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나, '만족'(14.3%) 보다는 '불만족'(31.3%)이 훨씬 높았다.

▲ BHA에서의 수업 장면. ©Newsjeju
▲ BHA에서의 수업 장면. ©Newsjeju

반면 경관이나 조망 등 녹지여건에 대한 만족감은 매우 높았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발전 가능성이나 투자가치를 묻는 질문에선 44.2%가 긍정적이라고 봤고, 47.5%는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브랜드 지명도 등도 좋게 보기는 했으나, 교양 및 직업교육 등 사회교육 인프라에 대해선 합격점을 주지 못했다.

정주여건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만족도는 상당히 양호했다. 응답자의 44.5%가 만족한다고 했으며, 42.2%도 '보통'이라고 답했다. 불만족은 9.6%에 그쳤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거주기간이 길수록 만족도가 높았으며, 자녀가 국제학교에 입학 중인 응답자보다는 이와는 상관 없는 응답자에게서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제주가 아닌 타 지역 이주자보단 제주지역 거주자들이 더 만족한다고 답했다.

다만, 거주 평수가 34평 이하와 35평 이상의 거주자에게선 만족도의 차이가 많이 났고, 실내 공간이 충분하거나 적당하다는 응답자와 협소한 편이거나 불편하다고 답한 응답자 간의 차이 역시 편차가 컸다.

또한 향후 정주여건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자 무려 87.4%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답한 이들은 마을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중점을 둬야 하는 항목으로 '병원, 마트 등 편의시설'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무려 73.1%가 편의시설 확충을 기대했으며, 그 다음으로 주택규모 등에 대한 규제 완화가 11.6%, 도로나 주택 상하수도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가 10.6%였다.

▲ BHA에 다니는 학생들. ©Newsjeju
▲ BHA에 다니는 학생들. ©Newsjeju

이들이 처음 제주영어교육도시로 이사왔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55.1%가 개선됐다고 답했으나 44.8%에 달하는 응답자도 '그대로'라거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어교육도시 거주 이전 지역과 비교해 보면 불만족스럽다는 답변이 66.1%에 달했고, 만족하다는 답변은 33.9%에 그쳤다.

이러한 설문결과에 대해 용역진은 "영어교육도시 입주 전 지역 비율을 보면 76%가 제주도 외 지역에서 들어온 경우여서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으나, 정주여건 만족도에서 보건의료시설과 사회안전망, 교통 및 문화 여건 분야가 낙제점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을 두고 "이런 결과는 이미 누리고 있던 요소들이 영어교육도시에선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연구 용역진은 "도시화를 이루긴 위해선 양적으로 일정 규모의 거주민이 있어야 하고, 입주민의 편의와 생활의 쾌적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질적 성장에 필요한 보건의료나 사회안전망, 문화생활의 영유가 양적 성장과 같이 발전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영어교육도시의 질적 요소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짐에도 도시가 형성되고 있는 건, '교육도시'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도시 형성의 경쟁력 측면에서 '교육도시'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입주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이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이라는 결과로 귀결된다. 특히 연구 용역진은 "실내 공간의 쾌적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의 문제와 주거환경의 문제 등 우선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분야부터 개선해 나가면서 특색을 갖춰 나가면 안정적인 도시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해외유학 어학연수로 인한 외화 유출을 억제하고 교육 분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주도정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프로젝트 사업이다. 현재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와 구억리, 신평리 일원에 4개소의 초·중·고 국제학교가 들어서 있다.

▲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 자녀들을 통학시키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교의 여건은 만족했으나, 교육도시 주변의 정주여건에 대해선 아직도 개선돼야 할 것이 많다고 답했다. ©Newsjeju
▲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 자녀들을 통학시키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교의 여건은 만족했으나, 교육도시 주변의 정주여건에 대해선 아직도 개선돼야 할 것이 많다고 답했다. ©Newsjeju
▲ 이번 설문을 진행한 연구 용역진은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보다 발전할 수 있으려면 "주거공간·주거환경의 문제 등 쉽게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인프라 확충해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Newsjeju
▲ 이번 설문을 진행한 연구 용역진은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보다 발전할 수 있으려면 "주거공간·주거환경의 문제 등 쉽게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인프라 확충해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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