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 소년범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 업무협약 체결
대검 차장검사 발령된 이원석 제주지검장의 마지막 사업
"소년범, 형사처벌만으로 교화 불가···제주 자연 걸으며 마음 치유"

이원석 제주지검장은 "'검수완박'으로 인한 피해는 좋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선량한 일반 시민들에게 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원석 제주지검장 

소년범 사건에 대한 형사처벌만으로는 재범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제주검찰이 새로운 선도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대검 차장검사로 떠나기 전 이원석 제주지검장이 내놓은 마지막 핵심 사업이다. 

21일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 19일 소년범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를 도입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주지검에 따르면 '손 심엉 올레'는 말 그대로 제주도내 올레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소년원 수용 또는 보호관찰소 보호관찰 중이거나, 교육․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소년범이 제주지역 자원봉사자와 올레길을 걸으면서 상처, 분노, 좌절감을 치유하고 '선도'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그램 체계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소년범과 걸을 올레길을 지정한다. 제주지검, 제주소년원, 제주보호관찰소는 해당 올레길 걷기에 참여할 소년범을 선정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선정된 소년범과 도내 자연을 걸으면서 치유 도우미로 나선다. 도내 장거리 도보 코스는 26개에 425km 구간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추진한 이원석 제주지검장은 "지나온 과거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 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일로 제주에서의 마지막 업무를 마무리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제주지검이 유관기관과 함께 소년범 선도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Newsjeju
▲ 제주지검이 유관기관과 함께 소년범 선도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Newsjeju

소년범 올레길 걷기 프로그램은 프랑스에서 실제로 시행하는 '쇠이유(Seuil)'에서 착안했다. 

'쇠이유'는 소년원 등에 수감된 청소년이 자원봉사와 3개월 동안 총 200km를 걸으면서 석방을 허가하는 교정 프로그램이다. 이런 방식으로 프랑스는 소년범의 재범률을 낮추고 있다고 검찰 측은 설명했다.

'손 심엉 올레' 소년범 선도 프로그램은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소년원, 제주보호관찰소,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제주지역연합회,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와 함께한다.

한편 이원석 지검장은 '손 심엉 올레' 소년범 교화 프로그램 추진을 마치고 지난 20일 이임사를 끝으로 제주를 떠났다. 

이원석 신임 대검 차장검사는 "서울에서도 제주를 위한 일을 찾아서 실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섬기는 자세로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 기본권을 지키는 충실한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제주의 산과 바다, 돌과 바람, 꽃과 나무, 오름과 숲길을 잊지 않겠다"며 "제주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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