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무응답, 허향진 추진, 부순정 철회, 박찬식 원상복구

▲삼나무 벌채 논란 등으로 중단됐던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내년 2월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환경단체와 행정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개요도.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제주도지사 후보들은 모두 일단 새로운 도정이 들어설 때까진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는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이 건넨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와 녹색당 부순정, 무소속 박찬식 후보는 모두 1번 문항 '새 도정이 들어올 때까지 공사를 멈춰야 한다'는 질의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후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사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허향진 후보만이 의견이 갈렸다.

허 후보는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관광객 및 도민이 편안히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의사를 밝혔다. 허나 부순정과 박찬식 후보는 모두 사업을 철회하고 원상복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부 후보는 "비자림로는 결국 제2공항의 연계도로로 기능할 것이어서 제2공항 건설 움직임에 더 탄력을 받게 할 것"이라며 "이는 곧 제주동부권 난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부 후보는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의 명분으로 내거는 이유들에 대해선 공사 예정 구간 내에 2~3개 정도의 길 어깨선을 넓혀 추월차선으로 기능하도록 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비자림로 확장공사 계획을 철회해 예산 낭비를 줄이고, 생태계 파괴를 막으면서도 주민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 후보는 "현재 별도의 사정이 생기지 않는 이상 현행 도로로도 교통 수요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에 비자림로를 원상복구하고 주민들 불편사항인 고사리철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새미오름 주차장을 확장해 주민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겨울철 도로결빙 현상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예방시설을 갖추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답변에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 측은 "오영훈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선거 시기 비자림로 공사 재개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기에 제주도정은 지금 당장 진행되고 있는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비자림로 공사를 위한 예산 10억 원을 확보하게 한 당사자인 오영훈 후보의 무응답이 아쉽다"며 "현재 비자림로 갈등 및 생태 보존 방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책임있게 표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력 후보자답지 않게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는 제2공항에 대한 입장과도 맞닿아 있어 보인다"며 "오 후보의 소신없는 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한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 모임은 지난 2018년 8월에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위해 삼나무 1000그루 가까이가 베어지자 결성된 시민단체다.

비자림로 공사는 현재까지 3번에 걸쳐 공사가 강행됐다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으며, 최근 제주도정이 환경부와의 협의 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공사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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