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후보 "여당과 정부의 몫, 정쟁 멈춰야"
허향진 후보 "이전 공약 당장 폐기시켜야" 주문

▲ 서울 계양구 지역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문제가 되려 서울이 아닌 제주에서 뜨거운 정쟁의 도구로 전이됐다. 국민의힘 허향진과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Newsjeju
▲ 서울 계양구 지역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문제가 되려 서울이 아닌 제주에서 뜨거운 정쟁의 도구로 전이됐다. 국민의힘 허향진과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Newsjeju

느닷없이 선거 막판, 서울 계양 을 지역구 공약인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정작 해당 지역구가 아니라 제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간 서울 계양구가 김포공항으로 인해 고도제한에 걸려 개발을 저해받아왔다며 김포공항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이재명 후보가 발표하면서 불똥이 되레 제주로 튀었다.

국민의힘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에겐 상대방 후보인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훈 후보를 견제하기 딱 좋은 도구가 되면서 오영훈 후보가 난처해진 상황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불과 본 투표일을 5일여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허향진 후보는 이 문제를 이번 선거의 최대 분수령으로 삼고자 29일 자신의 선대위를 해체하기까지 했다. 말이 해제일 뿐, 기존 선대위를 '김포공항 이전 저지 도민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바꿔 선거 막판 뒤집기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오영훈 후보나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측에선 이재명 후보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내건 공약들(김포공항 이전, 해저터널)이 제주도민과 합의없이는 추진될 수 없는 것들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나 송영길 후보가 직접적으로 해당 공약들을 거둬들이지는 않고 있어 제주에선 이 사안을 두고 여야간 정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 격이다.

오영훈 후보는 29일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결과적으로 정부의 몫"이라며 국민의힘 측에 "도민 주권을 말살하려는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허향진 후보는 이에 맞서 "오늘도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 통폐합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면서 오영훈 후보에게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폐기시키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오 후보는 허 후보가 선대위를 비대위로 교체한 것을 두고 "있을 수 없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중앙만 바라보는 도민 무시의 한수"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오 후보는 "민선 선거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무책임하고, 무능하고, 무지한, 정치쇼의 끝판왕"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능력이 안 되면 도지사 후보를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오 후보는 "이미 국토부가 지난해 말에 김포공항 일대에 도심항공교통 이착륙장 건설 등 모빌리티 혁신사업 조성계획을 발표했고,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해서 현실적으로 김포공항 이전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결국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여당과 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이전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표명하면 끝날 일인 것을 선거전을 유리하게 만들고자 국민의힘이 이를 정쟁화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허향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을 가리켜 "콩가루 집안이 따로 없다"고 힐난을 퍼부었다.

허 후보는 "총괄선대본부장은 강력하게 추진 의사를 밝히는데 제주도지사 후보는 정부와 여당이 반대하면 안 된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 후보는 "윤호중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29일에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며 "이는 제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적극적으로 김포공항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허 후보는 "구차하게 책임을 여당에 떠밀지 말고 자신이 모셨던 이쟁명 후보의 공약을 철회시키면 될 일"이라며 "공약을 철회하지 못하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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