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종 결과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실시에 따른 개표율이 100% 이뤄짐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를 정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당선이 확실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됐다.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55.14%, 16만 3116표
국민의힘 허향진 39.48% 11만 6786표
무소속 박찬식 3.42% 1만 138표
녹색당 부순정 1.94% 5750표

더불어민주당이 무려 20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전신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의 우근민 전 도지사가 '민주당' 신분으로 당선이 됐던 때가 제 3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2002년이었으니, 딱 20년 만이다.

민주당의 오영훈 당선인은 출구조사에서도 56.5%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허향진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이 유력시됐었다. 개표가 이뤄진 지 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당선 '유력'이 됐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실'시 됐다.

이 때문에 허향진 후보는 개표 방송 때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30분이 지난 후에야 잠깐 모습을 드러낸 뒤 다시 자택으로 향했다. 오 당선인은 도민 대통합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고, 허 후보는 다 자신이 부족한 탓이라며 오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결국 선거 막판 제주정가를 요동치며 뒤흔들려 했던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크게 뒷심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이를 발판삼아 심판론도 제기했으나, 제주에선 먹히지 않았다. 15.66%p라는 차이는 앞전 여론조사 때에도 나왔던 비슷한 수치여서 뒤집지는 못한 셈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심판론의 동력이 됐던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시점이 선거일 바로 코앞이었던 게 국민의힘 입장에선 아쉬웠을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한 선거 운동기간이 매우 짧았기 때문이다.

반면, 무소속 박찬식 후보는 애초 자신이 내세운 목표였던 10% 득표는커녕 5%도 미치지 못하면서 선거비용 보전도 받지 못하게 됐다. 녹색당의 부순정 후보 역시 소수정당의 한계를 다시 절실히 실감해야만 했다. 특히 7회 지방선거 때엔 고은영 전 후보를 내세워 득표한 3.5%보다 한참 적게 나와 당이 취해야 할 정체성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국 17개 시·도지사 결과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다. 12곳을 국민의힘이 가져가고, 민주당은 5곳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오세훈), 부산시장(박형준), 대구시장(홍준표), 인천시장(유정복), 대전시장(이장우), 울산시장(김두겸), 세종시장(최민호), 강원도지사(김진태), 충북도지사(김영환), 충남도지사(김태흠), 경상북도지사(이철우), 경상남도지사(박완수)를 가져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시장(강기정), 경기도지사(김동연), 전라북도지사(김관영), 전라남도지사(김영록), 제주도지사(오영훈)를 취하는데 그쳐야만 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후보자가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승리의 만세를 하고 있다
김광수 후보자가 제주도교육감으로 당선됐다.

#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김광수 57.47% 16만 8019표
이석문 42.52% 12만 4322표

재대결, 리턴매치였다. 지난 7회 지방선거 때엔 이석문 후보가 2.31%p의 근소한 차이로 초박빙 승부를 펼치면서 재선에 성공했었으나, 이번엔 김광수 당선인이 무려 14.95%p 차이를 벌리며 압승했다.

김광수 당선인 역시 출구조사에서부터 이미 승기가 굳어졌다. 출구조사에서 김광수는 57%, 이석문은 43%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었으며, 이 예측은 거의 그대로 들어맞았다.

이 때문에 이석문 후보는 개표 방송이 시작되는 시점에도 선거사무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1일 오후 11시께 김광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이석문 후보는 선거 승복 메시지를 내고 "지난 8년간 과분한 사랑을 받았었다"며 김광수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김광수 당선인은 무엇보다 가장 먼저 '소통'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당선인이 보수 성향이라 해도 이번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보수 vs 진보' 싸움으로 비춰지진 않는다. 물론 두 후보는 모두 '과거로 갈 것이냐'라거나 '전교조 출신' 비판론 등 이를 선거전에 적극 활용했지만, 도지사나 도의원 선거와는 성격이 매우 다른 양상이었다. 오히려 '기존의 체제 유지'냐 '기존 체제 반발에 따른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것이냐'에 대한 제주도민의 선택 결과라고 보는 게 맞다.

즉, 제주교육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과는 결이 다르지만 정권 심판론이 먹혀든 셈이다.

한편, 서울시는 조희연, 부산시 하윤수, 대구시 강은희, 인천시 도성훈, 광주시 이정선, 대전시 설동호, 울산시 노옥희, 세종시 최교진, 경기도 임태희, 강원도 신경호, 충북도 윤건영, 충남도 김지철, 전북도 서거석, 전남도 김대중, 경북도 임종식, 경남도 박종훈 교육감 후보가 당선됐다.

▲ 제주시 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의 김한규 후보가 당선됐다. ©Newsjeju
▲ 제주시 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의 김한규 후보가 당선됐다. ©Newsjeju

#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49.41% 5만 2490표
국민의힘 부상일 45.14% 4만 7954표
무소속 김우남 5.43% 5775표

제주시 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초박빙의 대혼전 접전으로 치뤄졌다. 개표율이 70%를 넘긴 2일 오전 3시 30분이 지나서야 더불어민주당의 김한규 후보가 당선 '확실'시 됐다.

제주에서 첫 정치를 하게 된 김한규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으로부터 전략공천된 것 때문에 안팎으로 집중견제를 받아야 했다. 내부로는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했던 다른 후보군들과의 갈등을 잘 마무리해야 했고, 외부로는 탈당해 적이 된 김우남 후보를 견제해야 했다.

선거 초반 '제주사람' 여부를 놓고 신경전이 펼쳐지는 듯 했으나, 부상일 후보의 '제주도의 전라남남도화' 발언으로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며 지역감정 대결구도가 쟁점화됐다.

부상일 후보가 던진 이 지역감정 카드는 일정 부분 먹혔다. 이 논란 직후 나온 여론조사에서 종전보다 지지율이 확실히 올랐기 때문이다. 이러면서 점점 초박빙 분위기가 감지됐고, 결국 개표방송 시작부터 두 후보는 엎치락 뒤치락 역전에 재역전을 반복하면서 치열한 대결구도를 보였다.

허나 거기까지였다. 1%p 차이도 안 되는 대혼전 상황이 이어졌으나 2일 오전 1시께가 넘어서자 2%p 내외를 왔다갔다하면서 김한규 후보가 승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에 부상일 후보가 먼저 선거 패배를 승복하고, 이번 출마선언 때 약속했던 '마지막 도전이었음'을 시사했다.

부상일 후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회복시킬 더 큰 정치를 하겠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인물에게 내주고 더는 제주시 을 지역구 국회의원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한규 후보는 초박빙 승부였던 만큼 도민간의 갈등이 있을거라 보고 우선 이를 먼저 해결해 나가는 것부터 제주에서의 정치활동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물론, 2년 후 다음 총선에서도 제주시 을 지역구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 제주도의원 선거

더불어민주당 23석 + 비례 4석 = 27석
국민의힘 8석 + 비례 4석 = 12석
무소속 1석

놀랍게도 더불어민주당이 직전 7회 지방선거에 이어 완승했다. 물론 직전 선거 때 만큼의 압승은 아니지만, 총 40석 중 무려 27석(비례 4석 포함)이나 가져갔다. 7회 선거 때엔 38석 중 29석을 차지했었다.

국민의힘은 12석(비례 4석 포함)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지사 선거와는 전혀 정반대의 결과다. 국민의힘은 12곳의 시·도지사 자리를 가져갔지만, 제주도의원 선거에선 여전히 맥을 못췄다. 그래도 직전 선거인 7회 때와 비교하면 월등한 '회복'이다. 직전 선거에선 '박근혜 파면' 파동으로 겨우 2석(비례 1석 포함)만을 챙겼었다.

정당 투표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45.25%, 국민의힘은 44.24%의 득표율을 보이면서 나란히 사이좋게(?) 각 4명의 비례대표가 제12대 제주도의회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

정의당이 6.11%를 득표하면서 비례대표 입성 기준인 5%를 넘겼으나 거대 양당이 모두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바람에 소수정당이 제주도의회에 들어갈 수 있는 창구가 막혀버렸다.

이로써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가져가면서 제주는 여전히 '민주당' 텃밭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낸 셈이다. 

허나 특이한 건 정당 투표에서 두 거대 양당의 득표율 차이가 겨우 1.01%p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수치만 보면 제주에서도 진보 대 보수의 비율이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도의원 당선 수에선 민주당 계열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제주에서의 선거는 아직도 여전히 '정당' 중심이 아니라 '사람(학연, 지연)' 중심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게다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진보'계열이 아니라 '중도 보수'라고 지칭하고 있기에 더더욱 제주에선 '진보'와 '보수'를 양분화하는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다. 

부상일 후보가 지적한대로 제주가 '전라남남도화'가 됐다면 여전히 '사람' 중심으로 선택되고 있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게 된다.

한편, 이번 선거를 통해 제주도의원은 총 45명이 입성하게 된다. 40명의 지역구 및 비례 의원들 외에 이번 선거를 끝으로 사라질 운명에 놓인 5명의 교육의원이 차기 교육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대정읍 지역구의 양병우 의원은 재선에 성공하면서 유일하게 나홀로 '무소속' 타이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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