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 도입 문제 두고 생각 달리해

오영훈 지사, 5~6개 기초자치단체 모형 구상 중 vs 
김경학 의장 "과대동 과소동 문제부터 해결하고 부정적 효과도 살펴야... 시기상조"

▲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경학 의장. ©Newsjeju
▲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경학 의장. ©Newsjeju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단이 구성되고 의장석에 앉은 취임 첫 날부터 김경학 의장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견제구를 날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기초자치단체 도입 문제를 두고 5~6개의 기초단체 모형을 도입하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허나, 김경학 의장은 "과대동·과소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가 우선"이라며 기초자치단체의 부활 혹은 도입 자체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김경학 의장은 1일 제12대 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고 난 직후, 오후 4시 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고, 오영훈 제주도정에서의 '기초자치단체' 도입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한 것이다.

김 의장은 먼저 "오영훈 도정에 문제제기를 하는 건 아니"라고 전제한 뒤 "그간 진행돼 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행 유지와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어떤 모형이 도민의 삶을 더 낫게 할 수 있는지 그 어느 누구도 자신하기 쉽지 않다"고 적시했다.

이어 김 의장은 "대다수 도민들이 과연 얼마나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에선 그간 상당히 오랜 기간 천착해 온 게 사실이나 대다수의 도민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의문"이라며 "오영훈 지사께서 나름 고심 끝에 그런 계획을 하고 있는 거 같긴 한데 결국 '산 넘어 산'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의장은 "물론 기초자치단체를 부활(도입)하면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직접 민주주의 확대, 공공서비스 질 확대 등의 좋은 측면이 많다. 허나 과거에 이를 없앨 때 기초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난맥상이 많았다. 특히 도장 찍는 사람이 많아 이를 비판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현재는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되고 있어 부정적인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김 의장은 "각 기초자치단체들의 청사도 필요하고 이는 곧 예산 싸움이 되며, 지금의 경직성 경비가 어떻게 변화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허나 최소한 공무원 수가 지금보다 30% 이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때문에 그 전에 과대동 과소동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기초자치 부활을 논의하는 건 굉장히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실제 서귀포 정방동의 인구가 2000명 정도인데 동사무소 인력이 25명이다. 노형동은 공무원 1명당 1000명을 맡아야 하는데 정방동은 불과 100명도 안 된다. 이 차이를 어떻게 해소할거냐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도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기초자치단체 대한 장·단점을 정확하게 도민들에게 알려야 하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김 의장은 "이런 것들이 예견되기에 기초자치단체 문제는 의원들 및 오영훈 지사와도 사전에 긴밀하게 의견이 교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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