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농약병, 비 오는 날씨에도 야외 방치···"지하수 오염 우려"
사행성 게임기 압수품 보관 녹화 영상 관리도 '허술'
제주지사 퇴사 전 직원에 일감 주기도

▲ 광주전남제주환경본부 제주지사의 부적절한 농약병 관리 실태 / 사진출처 - 한국환경공단 감사실 ©Newsjeju
▲ 광주전남제주환경본부 제주지사의 부적절한 농약병 관리 실태 / 사진출처 - 한국환경공단 감사실 ©Newsjeju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를 목표로 들어선 '광주전남제주환경본부 제주지사'가 취지에 맞지 않게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4일 한국환경공단 감사실은 <제주지사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 범위는 2019년 1월1일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다. 감사는 올해 4월27일부터 3일간 진행됐다. 

#. 제주 압수물 보관시설 관리 미흡

공단은 압수물 운송·보관·폐기 및 자원화사업을 2007년 경찰청과 협약을 체결해 수행해 오고 있다. 제주지사의 압수물 보관소는 함덕에 위해 운영하고 있다. 

'재활용 사업예규' 제17조(보관관리)는 농약 용기류 등 유해성이 있는 품목은 잔류물질 누출 등으로 공해 및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재고 관리예규' 제5조(보관장소)는 농약 용기를 옥외 보관 시 지하수 오염이 없도록 덮개를 설치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실이 제주시 함덕리에 위치한 압수물 보관시설 점검 당시 비가 오는 날씨지만, 외부에 보관 중인 농약용기 보관이 덮개도 설치되지 않는 등 지하수 오염 우려가 존재한 사안을 확인했다. 관리가 허술했다.  

제주 압수물 보관시설은 CCTV 운영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16년 동일 지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이곳은 범죄 수사와 공소 유지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는 압수 물품도 보관·관리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압수돼 보관 중인 사행성 게임기 등은 646대다. 이중 1년 이상 보관 중인 게임기는 462대다. 

'압수물 운송·보관·폐기 및 자원화 사무처리 지침'은 압수물 운영관리 방안으로 녹화와 저장을 1년간 관리토록 규정했지만, 제주지사는 3개월 혹은 1개월 미만만 CCTV 영상을 보관했다. 

범죄에 쓰인 압수품 관리·감시가 허술한 것인데, 제주지사 측은 녹화장비 교체 사유를 들었다. 

한국환경공단 감사실 지적에 제주지사 측은 "보관창고 공간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농약병을 외부에 임시 보관한 것"이라며 "향후 농약병을 조기에 처리하고 부득이한 경우 덮개를 설치하겠다"고 답변했다.

공단 측은 제주지사장에 농약병 관리 허술함은 '권고'를, CCTV 운영관리 미흡은 '경고' 조치를 내렸다. 

#. '임직원 행동강령'에 의한 사적 이해관계 신고 미이행

광주전남제주환경본부 제주지사는 '민간 위탁 수거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물음표를 남겼다. 사업자를 소속 지사 퇴직자를 선정한 것이다. 

'임직원 행동강령'은 퇴직 임직원으로 5년간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직무관련자가 된다면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제주지사는 관련 규정을 무시했다. 2021년 민간 위탁 수거사업자를 선정하는 심의위원회를 개최하면서 공단 퇴직자 A씨가 평가 대상자임에도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입사 후 퇴직까지 제주지사에서 계속 근무했지만, 결국 수거 사업 계약을 따냈다. 공단 감사실은 제주지사 담당자에 주의를 조치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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