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휘도 차선도색, 도심지역은 왜 안 되나

▲ 야간 빗길에도 차선이 잘 보이도록 우천형 고휘도 차선 도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Newsjeju
▲ 야간 빗길에도 차선이 잘 보이도록 우천형 고휘도 차선 도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Newsjeju

도 본청 13억 180km vs 행정시 겨우 3억? 제주시 27km & 서귀포시 0km
야간 빗길 시인성 뛰어난 페인트, 일반 도색보다 5배나 비싸... 예산 편성권 없는 행정시의 설움

비가 오는 밤마다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앞 차만을 따라가며 가까스로 차선을 이탈하지 않으려 운행해야 하는 때가 적지 않다.

최근 신형 차량들엔 차선 유지 기능이 탑재돼 있긴 하지만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차선 도색을 고휘도 성능을 가진 별도의 우천형 페인트로 도색하면 된다. 허나 아직도 제주시 중앙로 등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지역에선 여전히 야간 빗길 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심지역에서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가난한 행정시의 예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2일 5·16도로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야간이나 빗길에도 시인성이 뛰어난 페인트로 차선을 도색한다고 22일 밝혔다.

제설이 잦은 5·16도로와 1100도로를 제외한 다른 지방도 노선에도 도로 노면표시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우천형 고휘도 차선으로 도색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엔 8억 9600만 원을 들여 21개 노선 159km 구간에 걸쳐 도색이 이뤄졌다.

이 21개 구간은 주로 동지역을 제외한 일주도로와 중산간도로, 외곽 읍면지역 도로며, 동지역 내 도심구간 차선도색은 행정시에서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행정시 예산이 부족해 고휘도 차선도색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천형 고휘도 도색에 쓰이는 페인트가 일반 도색 페인트보다 무려 5배나 비싸서다.

제주도 본청에선 올해 총 13억 1800만 원을 들여 181km에 걸쳐 고휘도 차선도색을 하는 반면에 제주시는 겨우 27km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 27km의 구간도 동지역을 포함해 읍면지역까지 합한 구역이다. 서귀포시는 올해 고휘도 차선 도색 계획이 전혀 없다.

제주시는 올해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연삼로 등 고휘도 도색 구간 27km를 포함해 총 56km 구간에 대해 차선도색 작업과 노면 표시 작업을 진행했다. 5억 원이 일반 도색 구간까지 합한 예산이니, 고휘도 구간만 따지면 예산 소요는 훨씬 더 적은 셈이다.

서귀포시는 올해 차선 도색 예산으로 겨우 1억 6000만 원이 편성됐으며, 위험구간 내 도색 작업이 우선이라 90km에 걸친 구간을 일반 페인트로 도색하는데에만 쓰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서귀포시에 편성된 예산은 9000만 원이 전부였다.

결국 예산 문제다. 예산 편성권이 없는 행정시로선 제주도 본청으로부터 편성된 예산을 받아안고 그 한정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해야하다보니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심지역에 고휘도 차선 도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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